35년 4 - 1926-1930 학생 대중아 궐기하자 (박시백의 일제강점기 역사만화) 35년 시리즈 4
박시백 지음 / 비아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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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박시백 작가의 ‘35이라는 책의 존재를 근래까지 알지 못했습니다. 몇 주 전 우연히 들린 서점에서 1~3권이 세트로 전시되어 있는 것을 통해 신간이 출간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작가의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만화를 굉장히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새로운 시리즈의 출간이 매우 반가웠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부흥에서 서평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신청하여 운이 좋게 당첨되어 책을 받아볼 수 있었습니다.

 

 

‘35’ 4권은 일제강점기 중 1926년부터 1930년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1920년대 후반인 이 시기에는 1920년대의 굵직한 민족 운동이 많이 일어나고, 우리가 한국사에서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단체들이 조직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4권에서 크게 다루고 있는 독립운동의 사례는 바로 조선공산당(1), 민족유일당운동(2), 신간회(3), 학생운동(4), 사회운동(5), 의열투쟁(6)입니다.

 

 

1장은 조선공산당의 활동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책을 접하고 처음에는 당황하였던 것이, 화요파, 북풍파 등 당시 공산주의 운동의 파벌들을 쭉 소개하는데,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일반적인 텍스트보다 내용이 전개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흐름을 이해하는 데 조금 어려웠습니다. 아주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당시 파벌들을 설명하기 위한 도표나 삽화가 있었으면 이해하기에 더욱 좋았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딱딱한 개설서의 서술보다는 훨씬 이해하기에 쉽게 때문에 이는 여러 번 더 읽어보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설서에서 상하이파, 이르쿠츠크파, 화요파 등등 정보의 나열보다는 훨씬 이해가 쉬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 장에서, 사료로만 접했던 당시에 코민테른이 제시한 ‘12월 테제(1928)’ 그리고 이를 접한 공산주의 세력들의 변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장은 민족유일당운동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중심이 되는 것은 3(참의부, 정의부, 신민부) 그리고 민족유일당의 결성 노력입니다. 우리는 이 부분을 공부할 때 단순히 3부가 통합 운동의 결과 북만주의 혁신의회, 남만주의 국민부로 분화되었다고 단순하게 암기하고 넘어가지만, 그 배경에는 유일당운동의 방법을 놓고 대립되는 의견이 있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때문에 역사교육을 전공한 저도 이전에 막연하게만 이해하고 있던 것을 쉽게 정리하고 넘어갈 수 있었고, 이 부분을 설명할 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장은 신간회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제강점기에 아쉽게 마무리된 독립운동 사례 중 다섯 손가락 안에 신간회가 꼽힌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주의 그리고 민족주의 진영에서 대립보다 조금 더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했다면, 그들이 1930년대에 독립 운동에서 발휘할 수 있는 그 잠재력이 매우 컸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당시에 신간회의 해소를 반대하던 안재홍의 해소론 비판 의견이 매우 적절하다고 느꼈습니다. 하지만 역사에 만약에는 없으니 이를 아쉬워하기 보다는 신간회 이후에도 계속해서 독립 운동의 소망을 놓지 않으려는 당대 사람들에 더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4장은 학생운동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건인 6·10 만세 운동, 광주 학생 항일운동을 당시의 모습을 살려서 표현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일반적으로 광주 학생 항일 운동의 발단을 조선인 여학생 희롱으로 소개를 하는데, 아주 어쩌면, 희롱이 아닐 수 있다는 일본이 학생들의 주장 역시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직접 책에서 찾아보시면 더 이해가 되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두 운동은 결과적으로 당시에 변화하는 사회 모습을 잘 반영한, 젊은 학생들의 패기있는 독립운동으로 남았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일본군 앞에서 공격당할 것을 알면서도 당당히 독립을 외치는 모습에서, 과연 오늘날의 학생들은(나아가 오늘날의 우리들은) 당시에 한반도를 점령하고 삼엄하게 무장한 그들의 폭력 앞에서 쉽게 독립을 외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장은 사회운동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일본 자본이 한반도를 잠식하면서 당대 사람들은 일본의 자본주의 경제의 하부에서 부담을 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하여 저항하고, 탄압에도 불구하고 부당한 부분을 시정하는 성과도 쟁취하였습니다. 안타까웠던 점은, 기업가들뿐만 아니라 일본 경찰(그리고 정부 당국)은 당연히 사람이라면 정당한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열악한 노동 조건 및 환경을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당시 사회운동은 일제에 대한 저항뿐만 아니라 비상식에 대한 저항이라는 성격 또한 가졌다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계속되는 탄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저항을 이어나가려고 한 당시 노동자 그리고 농민들에게 그것은 삶의 문제와 직결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더욱 간절했을 것입니다.

 

 

6장은 의열투쟁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장르에 관계없이 영화로 잘만 만들어진다면 그들의 깊은 고뇌 혹은 영화처럼일본군과 싸워나가는 명장면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리즈가 주제별로 다루는 것이 아닌 정말 시간의 흐름 따라 사건들을 다루다보니 다른 의열투쟁 독립운동가를 다루지 않아서 아쉬웠지만, 이는 나중에 지금 보지 못한 다른 권들을 읽어보면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본 장에서는 나석주, 이수흥, 조명하 등의 인물의 행적과 박용만, 김좌진의 죽음을 다루었는데, 단순히 업적만 외우고 넘어가는 그들의 최후까지 생생히 묘사했다는 점에서 더욱 다른 권들을 읽고 싶어졌습니다.

 

 

작가는 ‘35을 집필하면서 그 동안 부각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들을 소개하는 것이 하나의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저 또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독립운동가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가득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처럼 35년 시리즈 역시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놓치지 않은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책의 서장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민족의 독립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바로 원자폭탄 등 연합군의 활동이지만,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들의 억압과 비상식적인 행태에 저항하고, 독립이라는 끝이 보이지 않는 목표를 향해 묵묵히 달려나가는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은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이들의 활동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느껴야하는지 계속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고, 교과서나 개설서에서 일제강점기를 살펴보신다면 더욱 얻는 것이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부록에 있는 연표와 사료, 등장인물들의 행적은 굉장히 세세하고 유용합니다. 꼭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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