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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바늘 남자 - 한국어로 읽는 캄보디아동화 ㅣ 엄마나라 동화책
리싸락.김지혜 지음, 김선영 그림 / 아시안허브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도깨비바늘이라는 식물을 실제로 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나요? 나는 길거리에서 도깨비바늘을 실제로 본 적이 있다. 도깨비바늘 주위를 지나가면 옷에 달라붙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공원을 지나다보면 가끔씩 몸에 도깨비바늘이 붙어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꺼내고 하는 이유는 내가 이번에 읽은 책의 제목이 <도깨비 바늘 남자>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캄보디아 전래 동화이다. 제목에 도깨비바늘이 들어가는 것으로 보아 도깨비바늘이라는 식물의 탄생설화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만약 그렇더라면 캄보디아에서 이 설화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궁금하였다. 또한 그 이야기가 도깨비바늘의 특성에 잘 부합할지도 궁금하여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중심적으로 다루는 인물은 쏙과 싸오이다. 쏙은 할머니와 둘이 살아가는 고아였다. 한 마을에서 같이 살아가면서 아무 랑도 싸운 적이 없었고 모두가 쏙을 불쌍히 여기며 예뻐했다. 싸오는 이와 반대로 돌아가면서 동네 애들이랑 다투었다. 그리고 싸오는 이런 쏙을 부러워하면서도 미워했다. 그러던 어느 날 싸오는 쏙에게 대나무 숲에 가자고 하였다. 거기서 싸오는 쏙의 눈을 찌르고 강에 던졌다. 강에서 한 악어가 눈이 먼 쏙을 보고 은둔자 할아버지의 오두막으로 데려갔다. 거기서 은둔자 할아버지가 쏙의 눈을 고쳐주고 부자로 만들어 돌아가게 해주었다. 싸오는 그것을 보고 자기도 똑같이 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래서 쏙을 설득한 다음 대나무 숲에서 자신의 눈을 찌르고 강에 넣어달라고 부탁하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도 싸오를 구해주지 않았고 물고기에게 잡아먹혀 해골로 강 위를 떠다니게 된다. 싸오는 해골이 되었지만 여전히 뿓토뿓토 소리를 내며 흘러갔다. 한 부자가 이를 발견하고 가져가서 사람들에게 소리를 내는 해골이 있다면서 내기를 한다. 하지만 해골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는 소리를 내지 않아 부자는 화가 나 해골을 부수고 강물에 던졌다. 그 때 마침 한 스님이 광경을 보았다. 스님은 해골 주인의 명복을 빌기 위해 태워 재로 만들고 절 기둥과 수레에 발랐다. 그 수레를 타고 스님이 동네 주민들 앞을 지나가는데 수레에서 도둑아 도둑아 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이번엔 스님이 수레를 해골을 태운 데에서 불태운다. 그 자리에서 도깨비바늘이라는 식물이 자라났고 그 식물은 싸오처럼 다른 사람들과 싸우고 괴롭혀 사람들의 옷에서 잘 안 떨어진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읽었을 때 우리나라의 <흥부전>과 매우 유사한 형태의 내용이라고 생각하였다. <흥부전>에서도 착한 흥부는 제비를 구해주어서 부자가 되지만 그 것을 따라한 놀부는 벌을 받게 된다. 이 이야기와 유사하게 <도깨비 바늘 남자>에서도 착한 주인공은 상을 받고 그 것을 따라한 나쁜 싸오는 벌을 받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전 세계의 비슷한 문화권의 전래 동화는 다 끼리끼리 비슷한 것 같다. 이 외에도 다른 이야기들을 봐도 알 수 있다.
도깨비바늘의 특성인 사람들에게 달라붙는다는 것을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에 비유한 것에 놀랐다. 전래 동화라면 오래전부터 내려온 이야기일 텐데 잘 생각해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 자체가 흥부전과 비슷하여 재미있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