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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선녀의 후예 - 한국어로 읽는 베트남동화 ㅣ 엄마나라 동화책
박선미 지음, 박은선 그림, 석능준 옮김 / 아시안허브 / 2017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단군신화라는 건국신화를 통해서 같은 민족이라는 자부심을 갖는다. 단군신화에서는 환인이라는 신의 아들인 환웅이 등장하고 그로부터 단군이라는 우리 민족의 시초가 나온다. 이런 비슷한 이야기가 다른 나라에도 있을까? 궁금해서 다른 나라의 신화를 찾아본 결과 베트남에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책이 바로 <용과 선녀의 후예>이다.
옛날에 링남 지역에 깅드엉브엉이라는 총명한 지도자가 있었다. 깅드엉브엉은 용왕의 공주와 결혼하여 락롱권 왕자를 낳는다. 그 후 락롱권 왕자는 여기저기를 다니며 물고기 요괴, 여우 요괴, 나무 요괴 등 많은 요괴들을 물리치며 사람들을 도와주고 다닌다. 그러다가 아우거라는 선녀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둘은 서로 사랑에 빠져 결혼을 하게 된다. 그 후 아우거 선녀는 임신을 해서 100개의 알을 낳게 되는데 7일 후 100명의 왕자가 태어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락롱권은 용으로 변해 바다로 떠나버린다. 그래서 아우거 선녀는 락롱권을 찾으러 바다로 가는데 락롱권은 우리가 서로 다른 존재이기 때문에 함께 오래 못 산다고 말한다. 그리고 아들들을 50면씩 나눠 반은 바다로 반은 아우거 선녀를 따라 산으로 가라고 하였다. 그 때무터 선녀와 50명의 아들들은 땅을 일구어 나라를 세우게 된다. 그게 베트남으로 이루어졌고 그래서 베트남 사람들은 용과 선녀를 같은 조상으로 둔 형제자매라고 한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단군신화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히려 읽다보니 주몽 설화랑도 비슷한 것 같았다. 먼저 주몽의 어머니가 물의 신의 딸이었고 아버지였던 해모수가 하늘에서 내려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둘이 결혼한 후에 해모수는 혼자 떠나버린다. 이 패턴이 베트남 설화인 <용과 선녀의 후예>에도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세계에서 영웅이나 민족 탄생 설화는 모두 비슷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모두 강조해야하는 인물이 있고 그를 위해 하늘이나 바다를 언급한다. 그리고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게 된다. 이런 식의 패턴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도 간간이 보이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베트남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중간에 락롱권이 비, 바람, 번개, 천둥을 불러 여우 요괴를 처치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보아 베트남이 농경사회임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비, 바람, 번개, 천둥은 날씨에 관련된 것으로 날씨는 농사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우리나라 단군신화에도 해당이 된다. 환웅이 비, 바람 등을 다스리는 신들을 데리고 지상으로 내려오기 때문이다. 또한 중간에 타이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우 요괴를 물리친 뒤 여우 굴에다 가이 강의 물을 내려 굴은 무너지고 호수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것이 지금의 타이호라고 한다. 이런 식으로 다른 나라의 문화를 알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들을 해볼 수 있었고 베트남 문화에 관해서도 많이 알아갈 수 있었다. 매우 짤막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음에도 다른 나라에 관련된 책들을 읽어보고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