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비 - 2017년 제13회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
정미경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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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북클럽 까페로 활동하기전에는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을 한권도 읽어본 기억이 없다. 세계문학상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상작 타이틀도 책으로 엮어서 세상에 나오더라도 웬지 어려울 것 같다라는 선입견도 가지고 있지만, 수상작으로 묶여서 나오는 단편들을 그렇게 선호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다. 그러다가 세계문학상 대상을 받은 도선우작가의 저스티스맨을 몽실서평단을 통해서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처음에는 도전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읽기 시작했는데 생각했던 것 만큼 어렵지 않았으며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우수상을 받은 김호연작가의 망원동브라더스를 추천에 힘입어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도중에 깔깔거리면서 읽을 수 있는 이 책은 꼭 소장했다가 생각날 때마다 읽고 싶다는 욕심에 결국 구입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세번째로 만나게 된 책이 우수상 수상작인 정미경 작가의 큰비이다. 세계문학상 수상작에 대한 기대치가 컸는지 아니면 이책의 소개글이 나를 혹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척 설레면서 펼친 책이었다. 그런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무속신앙에 대한 내용이 초반에는 어렵고 무겁게 느껴져서 잠시 쉬면서 그동안 다른 분들의 서평도 읽어보고 내가 생각했던 달달했던 내용의 기대치도 내려놓으면서 작가분이 이 책을 통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거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린 시절에 텔레비전을 통해서 봤던 신내림을 받던 장면중에서 칼위에 올랐갔던 장면들도 떠오르고... 어린마음에 충격을 먹었는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조선시대에 여자도 살기 힘들었을텐데 그것도 무녀들이 탄압받으면서 살아냈던 그네들의 삶에 집중하면서 그네들의 한을 느끼면서 읽기 시작하니 책장을 넘기는 게 한결 쉬워졌다.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위해서 공부하고 찾아봤을 무속신앙에 대한 관삼과 열정도 느낄 수 있었다.
야속한 세상에서 사람만이 야속하지 않으리란 법은 없었다. 이 세상에 태어나본 적이 없는 것처럼 떠날 수 있는 것이 사람이었다. 헌데 영원한 생명을 얻은 것처럼 구는 것도 사람이었다. 더 많은 재물과 더 큰 힘과 더 강건한 육신을 원했다. 허나 달이 차면 기우는 법, 영원한 것처럼 여겨지던 것들도 기운이 다하면 스러지기 마련이었다. 속절없이 스러지고 다시 기세 좋게 차오르다가 또 사라지는 것이 만물의 이치였다.15쪽
나부터라도 이런 이치를 깨닫고 산다면 서로 싸울일도 욕심낼 일도 없으면서 인간대 인간으로써 차별없이 살아갈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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