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스 인 도쿄 - 그녀들이 도쿄를 즐기는 방법
이호진 외 지음 / 세나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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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없다> 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을 정도로...일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그냥 싫다" 이다. 

중학교때 반친구 하나가 일본볼펜을 쓰면서 "확실히 일제가 좋네, 국산은 품질이 별로다" 하면서 난데 없는 일본 찬양을 하기 시작하자 반 분위기가 이상해졌다. 갑자기 그 아이는 순식간에 매국노로 몰리는 상황까지 가면서 열띤 공방이 일어날 만큼 일본에 대한 우리의 감정은 좋지않다. 지금이야 쉬쉬하면서 일제를 써야 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그 시절에는 일본문화도 숨어서 즐겨야하는 상황이었다.

대학교때 유럽배낭 여행은 꿈꿨지만, 일본에 유학하고 돌아온 친구가 다시 일본에 가고싶다라고 할때는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일본에 대해서 무지했던 나이다.

여행에 대한 로망이 별로 없는 나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신랑을 만나면서 그나마 국내여행은 자주 다니는 편이지만, 해외는 아직 한번도 나가보지 못했다. 그런 나도 최근에 가보고 싶은 나라가 생겼는데 이상하게도 일본에 가보고 싶다. 가깝기도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일본 음식이 많고 캐릭터 문구류 쇼핑도 마음껏 하고 싶기도 하고... 신랑이 일본출장 갔을 때 내가 좋아하는 키티캐릭터 문구류를 주문했는데, 이거 일본에서 사온거 맞나 싶을 만큼 마음에 안 들어서 내가 직접가서 고르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선택한 이 책은 나의 기대와는 다른 아이템 선정으로 인해서 초반에는 읽기가 힘들었는데, 갈수록 내 마음에 들어서 순식간에 마무리 했다. 주위에 해외여행 갔다온 사람들 보면 엄청나게 빡빡한 일정으로 다녀오는데 나는 그런 여행보다는 동네 산책하듯이 해외여행 다녀보고 싶은 사람으로써  이 책이 그런 나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었다. 헉헉거리면서 보는 여행책이 아닌 읽는 독자까지도 느긋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 여행책이었다.

시간에 쫓기듯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여행이 아닌 일주일을 가더라도 여유를 즐기면서, 하나를 보더라도 마음편하게 충분히 느끼고 즐기는 그런 여행을 꿈꾸는 것뿐만이 아니라 할 수 있을것 같은 힘을 준 책이었다.

작년에 경주에 지진이 나면서 평생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을 겪고난 후 갑자기 일본사람들이 존경스럽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일본에 지진이 나면 벌받는거라고 생각하면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는데, 내가 막상 지진을 겪고보니 그 공포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침착하게 잘 대응하면서 사는 일본사람들을 보면서 더욱 더 일본이라는 나라가 궁금하고 가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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