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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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나스 요나손의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 웬만해서는 소설책을 잘 안 읽는 신랑에게 50페이지만 읽어보고 재미없으면 안 읽어도 되니 제발 한번만 읽어달라고 사정할 정도였다.

그렇게 스웨덴 작가에 대한 호감이 프레드릭 배크만의 <오베라는 남자>로 이어지게 되었다. 괴팍한 노인에 대한 이야기이고, 친정아버지나 시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나 애틋한 정이 많지 않은 나였지만... 마지막에는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릴정도로 인상적인 책이였다.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 <브릿마리 여기 있다> 는 도서관에서 빌려와서는 읽지도 못하고 반납했지만 작가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

그러다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이라는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에 몽실서평단을 신청했는데, 책을 받고나서 처음에는 책이 얇고 한글제목보다 영어가 더 눈에 띄어서 원서인줄 알고 깜놀했다. 그러다가 책이 너무 아담하고 이쁜 삽화도 있어서 시집인가 하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날이 떠올라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시간이었다. 시아버님은 암으로 투병하시다가 돌아가셨기에 막상 장례식날 자식들은 담담하게 상을 치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둘째 몸조리중이던 나는 소식을 듣고 4살이던 아들에게 "할아버지 보러 가야한다" 라고 하니 엄청 좋아라하면서 신나서 따라 나선 울 첫째... 첫 친손자라서 그런지 시아버님도 평소의 무뚝뚝한 성격과는 달리 손자를 엄청 챙기셨고, 아들도 할아버지의 그런 마음을 알았는지... 아버님이 아프실때도 옆에서 말동무도 해주고 할아버지 아프다고 안마도 해주던 아들이었는데... 장례식장에 도착한 아들은 할아버지 영정 사진을 보고서는 "나는 움직이는 할아버지 보고 싶다" 고 대성통곡을 하는 바람에 그제서야 눈물샘이 터져버린 어른들... 그러고는 울다지쳐버린 아들...

이 책을 읽기 전에 너무 슬프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한아름 안고서 읽기 시작했는데, 그런 걱정에 비해 헤어짐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아름답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어서 문장하나하나를 곱씹어보게 만들었다.

과연 나에게도 이런 일이 닥쳤을 때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런지 매우 의문스럽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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