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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리팩스 부인과 여덟 개의 여권 ㅣ 스토리콜렉터 55
도로시 길먼 지음, 송섬별 옮김 / 북로드 / 2017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엄청난 집순이다. 어릴때는 동네를 지키는 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밖에 나가는 것보다 집에 있는 걸 좋아했다. 놀때도 우리 집이나 친구집에서 떡볶이 먹으면서 만화책 보고 수다떨면서 그렇게...
그런 내가 돌아다니는 것 특히 걷는 걸 좋아하는 신랑을 만났으니 처음에는 힘들어서 싸우기도 많이 했는데, 이제는 걷는 걸 내가 더 좋아하는 경지에 이르기는 했다.
그래도 사람의 본성이 어디 가겠는가... 캠핑을 다니기전에도 가니 안가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았으나, 웬걸 다니다보니 나중에는 내가 더 적극적이 되어버렸다. 집순이에게 텐트 안이란 집처럼 아늑하고 포근해서 잠 자고 책 읽기 최적의 장소가 아닌가.
신랑이 미국 갈일이 있었는데, 미국은 커녕 인천공항까지 5시간 버스 타고 가는 게 너무 힘들것 같아서 아들한테 양보했으니, 나는 여권 자체가 아예없다.
그런 내가 아이러니하게도 여행책이랑 모험책은 또 잘 챙겨본다. 책으로나마 대리만족하려고 그러나보다.
몽실북클럽에서 <폴리팩스 부인과 여덟개의 여권> 이라는 책이 나왔을 때 당연히 나는 신청을 했고 운좋게도 당첨이 되었다. 나는 하나도 없는 여권을 여덟개나 가진 할머니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우선 이 책을 읽다보니 <불가리아> 라는 나라에 대해서 내가 참 많이 몰랐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불가리아가 유산균 요구르트뿐만 아니라, 터키나 그리스 주변국들과 사이가 안 좋은 역사적 이유도 알 수 있는... 세계사 공부도 덤으로 할 수 기회가 되었다.
폴리팩스 부인 시리즈 중 세 번째 작품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나는, 책이 나온 시간도 많이 지났을 뿐만 아니라 혹시 어른인 나에게는 유치한 어린이용 모험 시리즈는 아닌가 하는 걱정을 살짝 하기는 했다. 그러나 유쾌한 할머니의 매력에 빠져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다. 거기다 고구마 먹은 것 같은 느린 전개나 분노유발하는 막장 악인이 등장하지 않아서 이 더운 여름 날씨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에도 딱이다.
추리소설 같은 충격적인 반전은 없었지만, 소소한 반전과 주변인물들에 대한 애정이 뿜뿜하면서 감동도 느낄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읽혀도 좋은 책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