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막이 내릴 때

기도의 막이 내릴 때 (저자 사인 인쇄본) ㅣ 재인 가가 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9년 8월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그의 대표작을 알아보니 악의를 뽑는 분들이 많았다. 엄청난 기대감에 도서관에서 빌려 본 책은 초반의 시시한 전개와 달리 가가 형사의 활약과 더불어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많고 많은 작품 중에서 나에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되었다. 그 책을 통해서 가가 형사의 매력에 빠진 나는 기린의 날개 이후 세 번째로 가가 형사 시리즈 마지막 이야기인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만나게 되었다.

16년 전에 집을 나간 가가 교이치의 어머니 다지마 유리코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되고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지냈던 와타베 슌이치의 연락을 받고 가가 형사는 어머니의 유골과 유품을 수습해 온다. 그 후 10년의 세월이 흘러 도쿄의 한 아파트에서 여인이 목을 졸려 사망한 사건과 노숙자 오두막에서 불에 탄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는데 경찰은 두 사건의 연관성을 수사하게 되고 가가 형사는 불에 탄 남자가 와타베 슌이치임을 밝혀내게 되는데... 도쿄의 아파트에서 죽은 여인이 가장 마지막으로 만난 고향 친구인 연극 연출가 아시이 히로미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들을 통해서 충격적인 인간관계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는 과정 속에서 가가 형사의 활약은 빛을 발하게 된다.

히가시고 게이고의 작품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가가 형사를 가장 좋아해서 시리즈 6권을 구매했다. 기도의 막이 내릴 때를 읽으면서 그를 더 이상 새롭게 만날 수 없다는 게 매우 아쉬워서 아껴 읽고 싶었지만 엄청난 두께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읽어버리게 만드는 가가 형사의 매력을 다시 한번 경험했다. 구매 후 소장만 하고 있었던 책들은 천천히 아껴 읽으면서 아직 가가 형사를 떠나보낼 준비가 안된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