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후작

사라진 후작 ㅣ 에놀라 홈즈 시리즈 1
낸시 스프링어 지음, 김진희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11월

학창시절에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보다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더 즐겨 읽었다. 셜록 홈즈가 조울증 환자, 마약 중독자, 여성 혐오자였다는 걸 그의 팬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는데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옮긴이의 글을 보고 알게 되었다.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읽을 때도 에르큘 포와르보다는 미스 와플이 등장하는 책들을 더 재미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셜록 홈즈의 여동생이 주인공인 에놀라 홈즈 시리즈는 읽기 전부터 기대감이 컸다.
사소한 흔적도 큰 의미를 부여하는 추리력과 타고난 천재성을 가지고 있지만 남들의 감정 따위에는 무관심한 셜록 홈즈. 그의 외모를 많이 닮았을 뿐만 아니라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오빠의 성향을 이해함과 동시에 암호해독능력과 추리력, 과감한 행동력을 갖춘 여동생 에놀라 홈즈.
에놀라 홈즈는 자신의 생일날 사라진 엄마를 찾기 위해서 마이크로프트와 셜록 오빠에게 전보를 친다. 그들은 에놀라 홈즈가 네 살 때 아빠의 장례식에서 본 이후로 처음 만나게 된다. 엄마를 찾기는커녕 자신을 기숙사 학교로 보내려는 마이크로프트 오빠에 맞서 열네 살인 에놀라는 성인 여자 그것도 과부로 변장해서 가출을 한다. 오빠들의 허를 찌를 속셈인 에놀라는 엄마를 직접 찾기 위해서 셜록 오빠가 있는 런던으로 가게 된다. 그러다가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이끌린 에놀라 홈즈는 공작의 열두 살 난 아들 실종사건에 운명적으로 휘말리게 된다.
청소년 소설이랑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취향에 맞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였을 뿐만 아니라 우리 집에 있는 청소년이 첫 추리소설로 읽기에도 적당하고 좋은 책인 것 같아서 추천해주고 싶다. 아들도 취향에 맞아서 ㅡ빅토리아 시대의 여성 의상에 대한 설명은 나도 쪼금 힘든 부분이 있어서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ㅡ 사무실을 차린 에놀라 홈즈의 활약을 볼 수 있는 나머지 5권의 시리즈도 사이좋게 같이 읽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