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에게 (양장) - 기시미 이치로의 다시 살아갈 용기에 대하여
기시미 이치로 지음, 전경아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기시미 이치로의 미움받을 용기를 도서관에서 빌려왔지만 끝내 완독하지 못하고 반납한 아쉬운 마음이 있었다. 혹시나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과 달리 이번 책은 가독성이 좋아서 하루 만에 술술 읽었다. 작가님 글의 흡인력뿐만 아니라 지금의 내 상황에 맞는 공감되는 이야기들이 많아서 책 읽기 집중력도 최고였다.
나도
마흔을 넘어선 나이라서 나이 듦이라는 주제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인데 양쪽 부모님의 건강도 좋은 편이 아니라서 간병을 언급한 부분에서는 남일 같지가 않았다. 

하지 못하는 일이 늘어도 책을 읽을 수 있다면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해서 나이를 먹고 지식과 경험을 쌓아서 다양한 의미에서 사람들의 본보기가 될 수 있게 꾸준히 성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231쪽
예전에는 나이 들면 안 좋은 것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나이가 들어서 편해지는 부분도 있고 집착하지 않고 내려놓고 사는 것도 늘어가는 것 같아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종종 했다.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지금의 생각과 지혜가 아닌 그 시절을 똑같이 반복해야 한다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볼 만한 문제이다.  작가님의 말씀처럼 "지금, 여기에"가 중요하지 않을까!!!

주위에 보면 자신의 지금 상황이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불안해하는 지인이 있다. 자신이 정한 목표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는 일이 있으면 힘들어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과거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에 얽매여 현재를 즐기면서 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안타깝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계속 뭔가를 준비하는 모습이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안쓰러울 때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도 되었지만 여러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혼자서 소설만 내내 읽는 내가 오래간만에 주위에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 생겼다.


"인간이란, 오래 살면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뜻이야." 250쪽
어릴 때 외할머니께서 항상 엄마의 건강을 걱정하실 때는 어린 마음에 마흔까지만 사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바람이지만 그때의 내가 바라본 마흔이라는 나이는 엄청 먼 시간이었다. 내년이면 일흔을 바라보는 엄마의 건강이 안 좋아서 동생의 전화 한 통에도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데 마흔이라니ㅠㅠ 자식에게 부모는 백 살이 넘어도 더 사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존재인가 보다. 이런저런 걱정거리가 있을 때면 가족들이 건강함에 감사하고 양친이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에 부러워하던 친구를 떠올리며 훌훌 털어버리는 마음가짐으로 "지금, 여기에" 집중하면서 하루하루 씩씩하게 살아야겠다.
읽을 때는 "마흔에게"라는 책 제목이랑 내가 기대했던 내용이랑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나이 듦이라는 어려움 주제를 읽기 쉽게 쓰신 작가님의 글을
지금 서평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다시 한번 찬찬히 음미하면서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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