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하루 일기
마스다 미리 지음, 김현화 옮김 / ㈜소미미디어 / 2018년 10월
평점 :
품절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다. 책표지도 내용도^^
누구누구의 일기 중에서 재미있다고 알려진 책은 거의 빠짐없이 읽고 있는 중이다. 학창시절에는 나와 같은 시기를 살아가는 그네들의 이야기에 공감이 되어서 책으로라도 위로받고 싶은 거였다면, 지금은 지나온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잊고 살아가고 있는 학창시절을 한 번씩 되돌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최근까지도 시리즈가 나오면 읽고 있는 윔피키드는 미국 남학생의 일기이다. 내가 겪어보지 못한 다른 나라의 문화가 신기하기도 하고 천방지축 말썽꾸러기의 삶이 과장되면서도 재미나서 낄낄거리며 보고 있는 중이다.
마스다 미리 작가님의 그림은 단순하지만 정감이 가고, 글도 군더더기 없이 담백해서  좋다. 입 밖으로 차마 꺼내지 못하는 생각들을 진솔하게 쓴 것도 진정성이 느껴진다. 제목을 포함한 16컷 만화가 책장을 넘기지 않는 한 장에 있는 것도 읽기 편해서 마음에 든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때로 나누어진 코하루 일기는 중학생 첫 시작 페이지부터 까먹고 있었던 나의 학창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내용이 나와서 피식 웃음이 나오면서 코끝이 찡해지는 진기한 경험을 하게 만들었다.
선생님이 스웨터를 뒤집어 입은 것에 웃음이 터져버린 코하루와 친구... 중학교 때 수학선생님이 가발을 쓰고 계셨는데 칠판에 판서를 하실 때마다 그 뒷모습이 너무 웃겨서 친구들이랑 킥킥거렸던 일. 선생님 죄송해요!
지금은 밥도 혼자 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지만 그때는 코하루처럼 화장실도 친구들이랑 꼭 같이 갔었는데... 몰려다니는 것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좋은 점이 더 많은 친구들.
첫 생리를 했을 때 엄마가 집에 없어서 당황한 나머지 아빠한테 이야기하고 나서  부녀가 허둥지둥거렸던 날도 생각나고...
중학교 3년 동안 집에 갈 때마다 같은 버스를 타고 다녔던 단짝 친구는 잘 있는지...
시험기간마다 개 붙들고 "네가 너무 부러워. 네 팔자가 최고다"라면서 신세한탄을 했었던 나.
시험이 끝나면 친구들이랑 시내에 나가 햄버거도 사 먹고 영화도 봤었는데...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이쁘다고 해준 한마디에 나도 코하루처럼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던 날도 있었지...
친구들이랑 찍은 이십 년이 다 된 스티커 사진들을 코하루 일기를 읽으면서 또 들춰보기도 하고.
이건 다른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코딱지 파서 책상 밑에 붙이던 남자 짝꿍을 대학교 같은 과에서 만난 일도 갑자기 생각이 나고^^
코하루 일기를 읽고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다 생각나고 어떤 것들은 어제 일인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지기도 한다. 분명 작가님은 일본 작가님인데 신기하다.

처음에 마스다 미리의 책을 읽었을 때가 생각난다. 입소문이 난 작가의 책을 도서관에 가서 읽게 되었는데 순정만화 위주로 읽고 있던 나는 그림체도 뜨뜻미지근한 내용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그것이 마스다 미리 작가님만의 매력으로 느껴져서 신간이 나올 때마다 찾게 되는 것 같다, 나는... 그래서 작가님의 팬이 되어버린 나... 입맛도 변하듯이 책 취향도 작가 취향도 변하나 보다.
코하루 일기가 아닌 학창시절에 꼭 내가 쓴 일기 같은 책!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들춰보고 싶은 사랑스러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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