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한국문학은 우리의 사고와 문화의 가까운 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된다. 기생 문화가 당연시되던 그 시절에 우리 가까운 조상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았는가. 그리고 한국 사람들이 진지한 상황에서도 상대방에 대해 속으로는 끊임 없이 다른 생각을 하는(물론 개인차는 있고, 일본 사람보다는 덜하지만) 모습을 아주 잘 그려놓았다. 무정을 읽고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어서일 것이다. 한 때는 무언가에 빠져 골몰하다가도, 씌인 것이 벗겨지면 떠올리지조차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