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
박진성 지음 / 미디어샘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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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안녕하세요, 이 책의 저자 박진성입니다.


책을 쓴 사람과 책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시대이고 또한 어떤 책은 그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소월을 몰라도 현대시작법』(미디어샘, 2018) 책이 배송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찍 접하신 분들은 읽고 계시겠네요.

책을 읽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시거나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시면 같이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공적인 장소에서 토론을 해 보고 싶은 게 있으시면 언제든 저의 SNS에 남겨주세요. 아래 주소 남겨둡니다. 성실하게 답하고 성실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책으로 온전히 전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면 또한 같이 고민해 보고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자작시에 대한 직접적 조언은 힘들겠지만 책 읽으시다가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은 언제든 같이 얘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기다리겠습니다. 성실하게 같이 얘기해 보고 싶습니다.

가을이 훌쩍 와 있네요. SNS니까 자유롭게, 불특정 시간에 불쑥 말씀해주세요. 저도 불쑥, 성실하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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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쇼와 전집 문학과지성 시인선 428
황병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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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 가면 벗고 맨얼굴로, 트랙과 들판 지나 맨몸으로. 황병승이 돌아왔다. 더 지독하고 더 끔찍한, 그리하여 더 아름다워진 마법을 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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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마차를 타고 지혜사랑 세계명작선 1
요코미츠 리이치 지음, 고지연 옮김 / 지혜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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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다닐때, 일본문학선집에서, 요코미츠 리이치의 작품 <기계>를 보면서 전율했던 기억이 나네요. 단행본으로 엮였다니. 너무 설레는 봄 선물입니다. 빨리 받아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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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 오르다 - 이성복 사진에세이
이성복 글, 고남수 사진 / 현대문학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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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흥분감, 오름 오르다


  오랫동안 읽어온 시인의 산문을 더듬어 보는 일은 시라는 장르 자체가 지니고 있는 애매성을 조금은 밀어낸 채로 시인의 내밀한 세계를 훔쳐볼 수 있다는데서 그 매력을 찾을 수 있겠다. 이성복의 사진에세이 『오름 오르다』는 사진작가 고남수의 제주 ‘오름’에 대한 시인 자신의 감상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 안에는 시집 『아, 입이 없는 것들』(문학과지성사, 2003),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열림원, 2004) 등 최근의 시집에서 보여준 그의 시적 세계의 연속무늬가 새겨져 있다.
  시인은 ‘오름’이라는 대상물을 언어로 어루만지면서 그가 오랫동안 변주해온 것들, 가령 고통이라든가 치욕과 같은 남루한 삶을 예리한 시선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평화가 있는 곳 어딘가에는 희생이 숨어 있다. 비유컨대 앞으로 떨어지는 공을 몸을 밀어넣어 잡아내는 야구선수처럼, 높은 데서 떨어지는 아이를 온몸으로 받아안아 뼈가 으스러지는 엄마처럼, 희생은 넘어지는 것과 함께 넘어지는 것이며 무너지는 것과 함께 무너지는 것이다. 만약 화면 오른편으로 뒤의 오름이 쏠려내려오는 순간, 평탄한 앞의 오름이 함께 무너지지 않는다면 이 화면은 얼마나 단조롭고 쓸쓸할 것인가. 사실 앞의 오름은 뒤의 오름이 쏠려내려오기 전부터, 즉 솟구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이미 받아안을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p.74)


  고통과 아름다움은 환상의 배를 찢고 나온 일란성 쌍둥이라 할 만하다. 환상에게서 태어난 그것들은 다시 제 배로 환상을 낳기도 해서, 고통이 낳은 환상과 아름다움이 낳은 환상이 결합하여 또 다른 고통과 아름다움을 낳는 것이다. 그러니 지상의 짧은 삶에서 아름다움을 포기하지 않는 자는 결코 고통과 헤어질 수 없다. (p.117)



  산문집에 실린 사진들은 모두 흑백사진이어서 그 형체가 뚜렷하지 않다. 시인이 바라보는 것은 ‘사물의 표면을 편애함으로써 심층을 은폐하는 빛’(p.73)을 배제한 상태의  사물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사물성’과 그 사물성이 인간의 여럿 감정의 국면들과 길항하고 조우하는 순간에 대한 인식들이다. 이를테면 흑백의 사진들 속에서 고통의 ‘원액’ 같은 것을 추출해서 그것을 언어로 세심하게 다듬는 것이 이번 산문집의 주된 작업이라 할 수 있겠다. 이성복이 주목하고 있는 삶의 국면은, 가령, 

  

  저 물컹거리는 화면 속의 오름들은 퍼질러누워 봉긋한 배와 처진 가슴을 드러내놓고 잠자는 중년여인을 생각나게 한다. (……) 차라리 슬픔은 늘어진 귓바퀴의 방만하고 대책 없는 곡선에서 오는 것이며, 그러한 곡선으로 돋아난 귀는 지금 화면의 퍼져 누운 오름처럼 결코 빳빳하게 세워질 수가 없다. (pp.52~54)



  와 같은, 저간의 세속인의 삶에 묻은 고통들인데, 이러한 낮은 목소리의 슬픔들은 이성복의 세심한 언어를 통해서 새로운 풍경으로 태어난다. 그것은 언어를 통한 세공이나 가공이 아니라, 차라리 사물의 속내까지 비집고 들어가 그 사물의 몸체가 되어서 겪는 아픔이랄 수 있겠다. 이성복이 초기 시부터 주목해 온, 삶의 경보장치로서의  ‘아픔’이 제주 오름의 자연을 통해서 전경화되는 양상은, 어떤 경지에 다다른 樂士의 모나지 않은 손가락처럼 섬세하고 유연한 몸놀림으로 고통의 세세한 결을 어루만져준다. ‘참으로 고운 것들은/ 고운데 미친 것들이다’(「너는 잘 잔다」, 『아, 입이 없는 것들』)라는 시인의 진술처럼, 오름을 통해서 인간을 들여다보는 그 눈길은 고통-치욕을 통과해낸 한 인간으로서의 이성복의, 자연 그대로의 굴곡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러므로 두 개의 오름이 소리 없이 어깨를 맞댄 흑백의 화면처럼 생은 가난하다. 도대체 아랫도리를 가릴 수 없을 만큼 가난하다’(p.174)와 같은 통찰은 이성복 문학이 지니고 있는 맹독성이 어느덧 그 자신이 말하듯 ‘가난의 범 친족적 연대’의 따스함까지 거느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따스함이라는 것은 시인 자신이 인용한 에밀리 디킨슨의 ‘허나 사랑은 피곤해지면 잠자야 하는 것/ 또 굶주리면 먹어야 하는 것’(『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의 언술처럼 生의 양가성을 놓치지 않는 긴장감을유지한 촉감으로 다가온다. 책을 읽는 내내, 동공이 글자를 훑는 것이 아니라 글자가 동공을 어루만져준다는 느낌이 전해져 온 것은, 이러한 ‘어쩔 수 없는 따스함’의 ‘편안한 흥분감’이 산문집 전체에 산재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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