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어리의 웅변
빌 프랑수아 지음, 이재형 옮김 / 레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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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리의 웅변 (2022.08.14.-2022.08.15.)

더운 여름 동안 시원한 바다를 꿈꾸며 책표지를 넘긴다.

내 눈 앞에서 물고기 떼를 보는 듯한 선명한 묘사로 해양 생물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해양 생물이 입는 피해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이를 너무 심각해지지 않도록 살짝 돌려까는 유머에 저자가 가진 여러 고민을 함께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 다녀온 아쿠아리움에서도 느꼈지만 아쿠아리움의 순기능-바다 생물을 보존하고 학술적 가치를 알리는 것-과 역기능-좁은 곳에서 생활하면서 얻는 스트레스, 돌고래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바다생물이 얻는 것이 있는가?-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공감되었다.

그리고 푸른 바다 속을 누비며 해양 생물의 에피소드를 관람하는 잠수함을 탄 기분으로 책을 완독했다.

📝65쪽 우리 몸에는 인간 세포보다 세 배에서 열 배 더 많은 비인간 세포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수치를 의식하면 정체성과 관련된 문제랑 깊이 생각하게 된다.
- 나는 ‘내’가 아닌 ‘우리’라 칭하는 것이 더 옳지 않을까? 인간을 위한 활동이라 하는 것이 과연 인간을 위한 것이긴 할까? 이미 공생을 토대로 살아가는 인간이, 다른 생물의 터전을 파괴한다는 것은 부조리다.

📝 73쪽 물고기는 성장하면서 헤엄치는 법을 끊임없이 다시 배운다. 다시 배우는 것, 다시 발견하는 것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인간의 숙명이라 할 만한데, 특히 학교에 다닐 때 그러하다.
- 우리는 매일 새로워질 수 있고 그 방법은 다시 배우고 발견하는 것이다. 이는 예리한 관찰력을 기초로 하며, 최근의 우리는 관찰이라기 보다 시간을 때우는 용도로 시력을 낭비한다.

📝 81쪽 배움에는 반드시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은 어떤 문명을 탄생시키고 살아남게 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 해양 생물에 대한 독서토론을 진행할 생각으로 읽게 된 책인데, 어째 자꾸 내가 뜨끔하게 된다. 모든 학생의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나의 교육철학을 바탕으로, 내 수업 시간은 시끄럽다. 이 과정에서 나도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를 얻거나, 아이들이 서로 이야기하다 답에 접근하는 것을 관찰하게 될 때 소통의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된다.

📝 203쪽 우리는 이야기 나누고 싶었던 모든 것을 서로에게 다 이해시킬 수는 없었다. 그러나 어떤 대화에서든 모든 것을 다 이해시킬 필요는 없다. 그건 심지어 언제나 불가능한 일이다.
- 빨판 상어, 범고래와의 협동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모두 전달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의도가 전달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은 서로 존중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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