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인 것 사계절 아동문고 48
야마나카 히사시 지음, 고바야시 요시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사계절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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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치고 처음부터 왠지 낯설지 않은 모습이 나와서 한 달음에 다 보았다. 흥미진진하면서도 나를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었다. 힐러리가 말했던가. 아이는 집 안에서 보다 집 밖에서 더 잘 큰다고... 이 책의 주인공 히데카즈 또한 집안에서는 천덕꾸러기이지만(부모가 천덕꾸러기로 만들어버린), 우연히 바깥에서 자신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는 점에서 공감한다.

이 책에 나오는 어른은 크게 4부류이다. 그 하나는 엄마. 여기에 나오는 엄마는 권위적이고, 자식은 엄마의 뜻에 거역할 수 없고 오직 부모의 체면과 자존심을 위해 봉사.희생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아빠는 중심이 없고, 나약하다. 궁지에 몰리는 자식을 보고도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는 무능력한 사람이다.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식은 천덕꾸러기가 될 수 밖에 없다. 주인공 히데카즈 뿐 아니라 모범생인 형들과 누나들도 결국은 엄마의 그릇된 생각을 꼬집는다. 물론 엄마는 인정하지 않지만... 그리고 주인공이 가출해서 우연히 알게된 집에 사는 노인이다. 예전의 과오를 잘못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럴수 밖에 없었다며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그대로 묻어둔 채 손녀의 가슴아픔을 눈 감아 버린다. 또 하나는 다른사람의 재산을 가로채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아주 파렴치한 인간이 있다.

이렇게 4명의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과 혼란을 주는지 어른 자신은 모를 것이다. 단지 어른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을 독립된 존재가 아닌 어른에 종속된 존재로 보고 함부로 하는 것이 결국엔 이 사회를 그만큼 어둡게 한다는 사실을 아주 직설적이고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학교와 사회에서는 정의와 사랑, 용기와 희망을 가르치지만 실상은 속임수와 기만, 다른 사람을 짖밟고 올라가는 것을 요구하고 부채질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회가 부패되고 정의가 상실되는 곳에서 어린이들이 똑바로 살아가기란 힘든다. 어른이라는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여실히 드러내 보이는 내용이다.

주인공 히데카즈가 가출해서 잠시 머무는 집에는 나츠요라는 아이가 있다. 히테카즈와 동갑이지만,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나츠요는 어리지만 일하는 것이 어른 못지 않다. 그 뿐아니라 생각하는 것도 한결 어른스럽다. 그런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히데카즈는 자신이 얼마나 한심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자신을 못찾았는지를 깨닫게 된다. 결국 '나는 나'라는 명제를 푸는 실마리를 친구를 통해 찾게된다. 여러가지 탐정적인 요소들과 곁들여 재미를 더하고, 이시대 아이들이 어른들로 인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를 잘 드러내 보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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