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달팽이! 상상 동시집 13
박승우 지음, 양민애 그림 / 상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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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딸이 학교를 입학한 후 스스로 독서시간이 늘어가면서 독후감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쓰게 되었다. 독후감이라는 것이 책을 읽게 된 동기나 선택한 이유 그리고 짧게나마 줄거리를 쓰고 읽고 난후 의 내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막상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려운것은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보니 독후감을 처음 써보는 딸아이에게도 독후감을 쓰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했기에 어린이 글쓰기에 관한 여러가지 책들을 참고하고 글쓰기를 도와 보려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결국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듣고 그것을 엄마가 한번 기록한 후 다시 아이가 노트에 글을 쓰며 정리해 보았다. 그렇게 세편의 독후감을 쓰면서 아이가 조금씩 글을 쓰는데 자기의 생각을 스스로 적기 시작하는 문장들이 생겼고, 그 문장들을 문법에 맞게 고쳐 쓰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독후감 쓰기를 마쳤다.

이를 시작으로 어린이의 글쓰기라는것이 이론과 실제가 맞물리기엔 부모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있음을 깨달았고, 시간이 필요함도 깨달았다. 그래서 선택한 수단으로 첫번째는 일기쓰기를 꾸준히 하는 것이었다. 이미 독후감을 쓰면서 글쓰기가 어렵다고 느꼈기 때문에 글을 쓴다는것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지 않게 하기위해 학교에서 선물받은 그림일기노트에 짧은 글과 함께 올한해 매일써보기를 목표로 하며 일기를 쓰고 있다. 그런데 일기를 쓰면서도 아이가 자신의 일을 말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만 글을 쓰는것은 어려워했고, 또한 그날의 일기 주제 소제를 찾는것을 어려워했다. 그만큼 특별한것이 있기 보다는 평범하지만 하루하루 루틴이 있는 생활을 하는것도 한 몫을 했으리라 본다. 하지만 일기야 말로 소재를 찾는 힘을 기르기 매우 좋은 글쓰기 습관이라 생각하기에 글쓰기로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추천한다.

일기 쓰기 다음으로 선택한 두번째 수단은 시쓰기이다. 하루는 하교한 딸에게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함께 독서하자고 권하며 전집들이 가득한 책장에서 책을 선택하라고 해보았더니 아이는 얇은 동시집을 꺼내왔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는 깔깔깔 엄마에게 재잘재잘 읽어주며 어느새 재미있게 뚝딱 한권을 다 읽어버렸다. 얇지만 단행본이라는 책을 그렇게 쉽게 읽어낸 자신에게 뿌듯했는지 독서의 탄력이 붙었다. 이렇게 시집을 처음 읽어본 딸과 둘만 걷는 시간이 생길 때면 눈에 보이는 주제들로 시를 만들어보았다. 기록을 하는것은 아니지만 짧은 글들을 말로 써보는 연습을 하는것이다. 이것이 아이에게 글쓰는 힘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며 조금더 많은 동시집을 읽고 아이가 글쓰는것에 대한 어려움을 해소하길 바랬다. 그렇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힘내라 달팽이!》 상상 동시집이 집에 도착한날 아이는 한시간도 안되어 스르륵 읽었다. 그리고 아파서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하는 6살 둘째도 누나가 읽을때 재미있어보였는지 누나가 등교한 후 살며시 책을 펴서 읽고 있었다. 6살의 읽기독립이 된 어린이에게도 한시간이면 얼마든지 읽어낼 수 있는 그림책 같은 동시집이다! 

책을 펼쳐보면 따뜻한 그림들이 많이 그려져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히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 우리집아이들에겐 취향저격이다!!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에게는 동시와 함께 삽화가 있어 그림그리기의 상상력도 더해주는것 같아 매우 만족스럽다!

이 책은 상상동시집의 13번째 책으로 4부로 나누어 박승우 시인의 시를 50편 수록 했다. 


여기에서 아이들이 선택한 시는 "엄마구름" 그리고 "비 간다" 이다! 초등학생이 된 딸은 2학기부터 받아쓰기 시험을 치기 시작했다. 학교를 마치면 맞춤법, 띄워쓰기를 함께 써보며 이야기 나누었던게 되려 백점에 대한 압박감을 주었나보다. 그리고 백점받아 오지 못했던 날, 분명 같이 읽었던 그 단어를 왜 틀렸는지 이해해주지 못한 못난 엄마 덕분에 딸아이의 마음에도 시속에 엄마처럼 먹구름의 기억이 컸나보다. 

이 시를 읽으면서 아이는 매우 공감하며 어떤 위로를 받았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아이와 함께 커가면서 아이가 어떤 결과를 가져와도 무엇이 중요한지를 아는 엄마가 되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시한편으로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달받을 수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비 간다" 라는 시는 엄마가 읽어도 참 참신한것 같다. 시를 해석해보자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비가 내리면 비가 온다라고 표현한다. 비가 하늘로부터 우리에게 내려 오기 때문에 그런듯 하다. 그런데 저자는 비를 맞는 사람들의 입장보다 내리는 비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이것이 아이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인것 같다. 또 내입장이 아닌 타인의 입장을 생각해보게 하는 시라는 생각에 짧은 시이지만 배울것이 많다라는 생각도 든다.


마지막으로 엄마는 "그러나" 라는 시를 선택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듣는 수많은 말들 중에 우리를 힘들게 하는 말이 뒤따라 올때면 그 말 때문에 너무 힘들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와 함께 저자의 시처럼 힘내는것은 매우 긍정적인 태도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런 점을 잘 활용해보자고 이야기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는 말할 때 순서를 바꾸어보자고 했다. 힘 빠지게 하고, 쓸쓸하게 하는 말들을 앞에 하고 '하지만!!' 이라는 말을 붙여 칭찬을 뒤에 해보자고! 언제나 이야기는 맑음으로 끝내보자고 이야기 나누었다. 

아이와 함께 각자 선택한 시를 읽고 이야기 나누다보니 한시간도 훌쩍 책앞에 앉아있는 우리를 발견했다. 엄마도 즐겁고 아이들도 즐거웠던 독서시간을 원한다면 수수께끼, 퀴즈 책도 좋지만 동시집 한권으로 이야기 나누어보는것도 강력 추천해본다.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어린이, 처음 글을 써보려고 시도하는 어린이에게 가이드책으로 동시집을 추천한다. 

동시집은아이들이 그림책에서 동화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활용하기에도 매우 훌륭한 책이기에 읽기독립을 희망하는 부모들에게도 이 책을 추천해본다.

어린이와 말놀이를 하기에 너무나도 딱인 책!! 가방에 한권씩 들고 다니면서 아이와 동시뽑기 놀이, 동시제목보고 나도 동시 지어보기 놀이를 해도 너무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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