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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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요즘은 그림을 자주 들여다본다. 예전에는 그림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그림 속에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는지, 작가는 무엇을 전하고 싶었는지 궁금해진다. 그런 나에게 『예술로 읽는 스페인』은 그림과 건축을 통해 한 나라의 역사와 사람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보게 해준 특별한 여행이었다.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알람브라 궁전의 이야기다. 이슬람의 흔적 옆에 가톨릭의 건축물이 들어섰지만, 스페인 사람들은 어느 한쪽을 지우기보다 모두 자신의 역사로 받아들이고 보존했다. 과거를 지운다고 역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흔적을 품을 때 한 나라의 이야기는 더욱 특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우디의 건축에서도 깊은 울림을 받았다. 자연을 넘어설 수 없다는 겸손함, 평생을 바쳐 자신만의 곡선으로 세상을 표현한 열정은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하게 했다. 고야와 소로야의 그림에서는 화려한 역사 뒤에 가려진 시대의 아픔과 소외된 사람들의 삶도 만날 수 있었다. 예술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가 외면했던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예술은 과거를 보존하는 일이자 서로 다른 마음을 이해하는 언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다른 것을 없애려 하기보다 그 안에 담긴 사연을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그것이 진정한 이해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스페인을 여행하듯 책장을 넘기며 그림을 보고, 느끼고, 질문했다. 그리고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나의 삶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그림을 마주할 때마다 아름답다는 감탄에서 멈추지 않고 그 안에 담긴 마음까지 읽어보고 싶다. 예술을 읽는다는 것은 결국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며, 서로의 다름을 품을수록 우리의 세상도 조금 더 따뜻해진다는 것을 이 책이 알려주었다.


구구의서재 (@book.gu_book.gu) 서평모집을 통해 디 이니셔티브 (@4i.publisher)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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