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루 - 우리는 다른 하늘을 보았다
임지선 지음 / 이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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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루
임지선

『운루』를 읽는 동안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기억’이었다. 누군가 사라지면 모두가 그 사람을 잊어버리는 T시티에서 유일하게 사라진 사람들의 이름과 기억을 간직하는 운루001. 모두가 잊는 것이 당연한 세상에서 혼자 기억한다는 것은 어쩌면 가장 외롭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운루에게 그 기억은 고통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시작이었다.

문득 우리의 삶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힘들었던 일, 실패와 좌절, 상처와 슬픔을 빨리 잊고 싶어 한다. 특히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힘들어하고, 때로는 그 감정 때문에 자기 자신을 미워하기도 한다. 부모인 나 역시 아이의 마음을 모두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고맙게 느껴졌다. 『운루』는 슬픔이나 아픔을 없애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들까지 온전히 기억하고 바라볼 때 비로소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아이와 함께 보며 슬픔, 기쁨, 분노 같은 감정에도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기억도 떠올랐다. 감정은 없애야 할 것이 아니라 나를 알려주는 소중한 신호인지도 모른다.

딸아이와 비슷한 나이의 청소년 작가가 써 내려간 이야기라서인지 아이들의 마음이 더욱 가까이 느껴졌다. 책을 읽고 아이와 우리가 겪었던 감정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에게 이 책이 새로운 친구처럼 다가갔다는 것도 참 좋았다.

‘같은 하늘을 보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말처럼 우리는 모두 다른 하늘을 바라보며 살아간다.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상처받고 성장한다. 중요한 것은 지나간 감정을 지워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까지 나의 일부로 품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운루』는 아이들에게 “힘든 감정도 괜찮아. 그것 또한 너의 삶이야”라고 다정하게 말해주는 책이었다. 아프고 힘든 감정까지 품고 나아갈 때 우리는 조금 더 단단한 나, 그리고 더 자유로운 나에게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어떤 감정이 찾아오더라도 그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모든 감정은 언젠가 자기만의 하늘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친구가 될 테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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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eun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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