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들어주는 아이고정욱『가방 들어주는 아이』를 읽으며 가장 오래 마음에 남은 것은 ‘도와주는 것’보다 ‘함께하는 것’에 대한 생각이었다.다리가 불편한 영택이의 가방을 매일 들어주게 된 석우는 처음부터 마음이 따뜻했던 아이는 아니었다. 친구들과 축구도 하고 싶었고, 가방을 두 개씩 들고 다니는 것이 억울하고 귀찮기도 했을 것이다. 나라도 처음에는 그런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그런데 석우는 영택이를 도와주는 시간을 지나면서 어느 순간부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영택이를 생각하고 챙기게 된다. 학년과 반이 바뀐 뒤에도 영택이를 도우려는 석우의 모습에서 진짜 배려는 의무가 아니라 마음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느꼈다.특히 영택이의 생일에 친구들이 거의 오지 않는 장면은 마음이 아팠다. 요즘 아이들은 학원과 일정에 쫓겨 친구와 함께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친한 친구들끼리만 어울리는 것이 자연스러워진 현실에서, 조금 다른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일은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책을 읽고 아이는 ‘한 사람이 계속 도와주는 것보다 몇 명이 함께 당번을 정해 돌아가며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함께 걷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생긴다면 영택이는 도움을 받는 아이가 아니라 그냥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해주었다.장애가 있든 없든 아이들이 서로를 놀림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른들의 시선도 마찬가지다.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 조금 천천히 기다려주는 마음이 필요하다.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은 한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가방을들어주는아이#고정욱#더블북@doublebook_p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