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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 상점가 거꾸로 우체국
구리스 히요코 지음, 마미영 옮김 / 모모 / 2026년 7월
평점 :
《거꾸로 우체국》 구리스 히요코
《거꾸로 우체국》을 펼치기 전부터 묘하게 설레었다. 영혼과 생령, 그리고 마음속에 고민을 가진 사람에게만 보인다는 신비로운 우체국이라니.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어느새 그곳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특히 ‘언젠가 만날 너에게’라는 이야기를 읽으며 어린 시절 언젠가 만나게 될 나의 이상형을 떠올렸던 기억이 났다. 그때의 풋풋한 셀렘의 시간 속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다.
‘내가 없는 세상의 너에게’를 읽을 때는 마음이 먹먹해졌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과 슬픔을 아이의 시선으로 마주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전하지 못한 말들을 마음속에 남겨둔 채 살아갈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거꾸로 우체국은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안전하게 꺼내놓을 수 있는 곳처럼 느껴졌다.
나 역시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면 목적지도 없이 한참을 걷곤 했다. 걷다 보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질 때도 있었지만, 결국 돌아와야 했고 해결되지 않은 마음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마음을 내려놓을 우체국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책 속 여섯 편의 편지에는 사랑, 우정, 가족, 이별처럼 우리가 살아가며 한 번쯤 품어본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그래서 어느 순간 이야기 속 주인공이 내가 되기도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고 웃고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도 했다.
요즘은 빨간 우체통만 보아도 괜히 반갑다. 마치 오래된 친구를 만난 것처럼 마음이 따뜻해진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고, 잠시 멈춰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 우리에게는 꼭 필요한지도 모른다. 실제로 거꾸로 우체국이 존재하지 않더라도, 이 책을 통해 그런 공간 하나쯤 마음속에 만들어 놓은 것 같다.
힘들 때 찾아갈 곳이 있다는 것, 전하지 못한 마음을 적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다시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 《거꾸로 우체국》은 내게 그런 따뜻한 곳을 선물해 준 책이다. 당분간 나는 그곳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할 것 같다.
단단한맘 서평단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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