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지더라도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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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지더라도
모리사와 아키오
표지가 참 아름다웠다. 한 가족의 평범하지만 따뜻한 일상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는 딸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 주고, 엄마와 다른 아이는 곁에서 응원하고 있다. 2층짜리 집과 주변의 꽃들까지 어우러져 마치 행복한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야기는 한 노인의 쓸쓸하고 외로운 죽음으로 시작된다.
그는 어느 날 우연히 산사태 현장을 목격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산 채로 매몰되는 참혹한 광경을 본 뒤, 그는 충격으로 목소리를 잃고 만다. 그렇게 그의 삶은 조금씩 무너져 내렸고, 결국 가족과도 멀어지게 된다.
유치원 시절 아버지와 헤어진 딸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원망으로 채운 채 성장한다. 그리고 성인이 된 어느 날,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그때 아버지는 이미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버지가 살던 집의 낡은 벽에는 수십 장의 가족사진이 빼곡하게 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벽의 앨범’이라고 불렀다.
그 사진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먹먹해졌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가족을 그리워했을까.
아버지가 언젠가 가족들이 찾아와 주기를 바라며 가꾼 ‘꽃의 숲’은 언덕 전체를 뒤덮을 만큼 넓고 아름다웠다. 그 숲에는 말로 다 전하지 못한 사랑과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책을 읽으며 여러 번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되었다.
왜 서로를 찾지 못했을까? 왜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을까? 왜 진심을 먼저 묻지 못했을까?
서로를 향한 사랑은 분명 존재했는데, 그 사랑이 닿지 못해 너무 오랜 시간을 돌아온 것이 안타까웠다.
책 속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절망에 빠져 목소리를 잃고 가족을 버린 아버지가 반생을 바쳐 심은 벚나무 아래에는 너무도 많은 행복이 피어 있었다.” (p.282)
이 책은 가족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누구보다 깊은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더 쉽게 오해하고, 더 오래 아파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가족은 특별하다.
내 편이 있다는 것, 세상에 태어나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 아무 조건 없이 나를 걱정하고 사랑해 줄 존재가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큰 축복이다.
이 책의 가족들은 서로를 잃고 난 뒤에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조금만 더 일찍 손을 내밀었더라면, 조금만 더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오래 남았다.
가족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사랑이다.
때로는 다투고, 상처받고,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더라도 가족이라는 이름 안에는 언제나 사랑이 살아 있다.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잃고 나서야 깨닫곤 한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그리고 사랑은 결국 전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따뜻하게 알려준다.
지금 곁에 있는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은 사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단단한맘과 킴히님의 서평모집을 통해 도서를 협찬받았습니다.”

@gbb_mom
@_kkimhee
@moonch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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