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일기
지허 지음, 견동한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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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암자순례에 관한 책을 읽으며 가끔씩 절에서 행해지는 행사나 며칠간의 수행 같은 것에 참여해 보아도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던 차에 만난 선방일기에는 한겨울 선방에서 수행하는 스님들의 일상이 자세히 소개되어있어서 흥미롭기도 했고 새로운 모습을 보기도 해서 참 좋았다.
오대산 상원사에 각지의 스님들이 모여든다. 모두 동안거를 위해 선방으로 모여든것이다. 그렇게 모여든 스님들을 선객이라 한다고한다. 안거란 여름과 겨울철 두차례 수도에 전력하는 기간으로 봄과 가을은 산철이라 하여 절의 출입이 자유롭고 안거기간에는 절의 출입이 자유롭지 못하다.
결제를 시작으로 36명의 스님들이 동안거를 시작하는데 동안거동안 각자의 임무를 나누어 놓고 수행시간이외에는 자신의 맡은 일을 하기도 하고 뒷방이라 불리우는 일종의 휴게실에서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 수행시간중의 피로를 풀기도 한다.
선방에는 이불이 없다고한다. 좌선시 사용하던 방석으로 발만 덮고 잔다고 하니 먹는것부터 자는것에 이르기까지 모든것이 수행인듯하다.
그런가하면 스님들고 사람인지라 식욕이 생기는 것은 어찌할수 없나보다. 초하루 보름에 별식으로 찰밥과 만두국을 양껏 포식하고 결국 위가 탈이나버린 스님들의 모습이나 고방에서 감자를 몰래 품쳐내 아궁이에서 구워먹는 스님들의 모습은 우리 일반인들의 모습과 다를것이 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절반의 동안거를 끝내고 시작하는 용맹정진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아무리 수행이라고는 하나 수면을 거부하고 장좌불와를 일주일동안 하는것이 말처럼 쉬운 일만은 아닐것이다.그것도 모두 성공할수는 없다고 하니 용맹정진을 무사히 넘기느냐 아니냐가 바로 동안거를 무사히 마치느냐 아니냐와도 같은 말인듯도 하다.
그렇게 석달간의 동안거는 해제와 함께 끝이나고 선객들은 다시 짐을꾸린다.산중 토굴에서 수행을 하러 가기도 하고 다시 선방을 찾아 떠나기도 하고 모두 나름의 수행을 위해 길을 떠난다.
말로만 듣던 스님들의 동안거는 자신과의 싸움인듯하다. 무사히 마친다는것에 의의를 두는것이 아니라 그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 다시 수행의 길을 떠나는 것을 보면 안거라는 것이 얼마나 대단해보이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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