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가는 길
케니 켐프 지음, 이은선 옮김 / 이콘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아버지라는 존재는 왠지 어머니보다는 조금은 무겁고 멀게 느껴진다. 항상 곁에서 함께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고받는 어머니와 달리 집밖에서의 시간이 많은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존재는 눈에 확 띄지도 않는듯 보이지만 그런 아버지가 언젠가부터 가슴에 와 닿기 시작했다. 바로 언제나 강하고 든든하기만 하시던 아버지가 병원을 드나드시고 눈에 띄게 살이 빠지시면서부터이다. 건강을 회복하셨지만 한번 빠져버린 살은 쉽사리 불지않았고 광대뼈가 드러난 얼굴을 대하는 내내 마음 한켠이 아파왔다. 몸이 아프시면서도 항상 당신보다는 가족 걱정이 앞서시는 분. 바로 아버지시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아버지에게 가는 길이다. 작가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의 공간이었던 차고를 정리하며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글을 쓰고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풍경을 그려넣은 차고문을 열고 작가는 아버지를 만나러간다.

직업은 약사였지만 마치 목수처럼 끊임없이 가족들을 위해 무언갈 만드시던 아버지.

사과상자에 바퀴를 달아 당시 유행하던 카트보다 더 멋진 카트를 손수 만들어주시고 보이스카우트였던 아들을 위해 직접 배낭을 만들어 주시던 아버지.

자동차 사고로 부서진 차를 고쳐주시기 보단 두달간 힘겹게 고치는 아들ㅇ르 곁에서 바라봐 주시던 아버지. 방황하던 아들에게 충고나 꾸지람보다는 침묵으로 믿어주시고 기다려 주시던 분.갑작스런 루게릭병 진단을 받으시고 점점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는것을 바라보는것은 쉽지않은 일이다. 그렇게 3년을 보내고 눈을 감으신 아버지. 차고안에는 아버지의 손길이 숨결이 살아있다. 작가는 그 공간에서 생전에 함께 나누지 못한 아버지와의 교감을 한다.

뒤늦게 후회하게 되는 일들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바로 아버지와의 교감이 아닐까싶다. 쉽게 대화하지도 사랑한다는 말도 감사의 말을 하는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너무 늦어버려서 후회하기보다 지금부터 시작해야겠다는 맘을 가질수 있도록 만드는 책을 만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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