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바쁨과 소란스러움 그리고 삭막함에 정떨어진 사람들에게 시골 생활은 동경이다. 요즘들어 귀농이 늘고있다고 한다. 얼마전 실패한 귀농과 성공한 귀농을 얘기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본듯도 하고 귀농젊은이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방영되기도 했다. 어느곳이든 그러할테지만 시골에서도 그곳에 적응하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잠깐 잠깐 들어왔다 떠나는 사람들에 익숙해져버린 시골이라면 사람들에 정을 주기가 쉽지않을테니 말이다. 이 책은 시인인 작가가 오빈리로 이사하고 1년간의 생활을 적은 일기다. 일기라는 말 그대로 하루하루의 생활이 간단히 때로는 빼곡하게 적혀있다. "오빈리" 마을이름이 참 예쁘다는 생각이 먼저들었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감이 넘친다고 해야할까? 이곳에서의 작가의 생활은 단조롭기 그지없다. 부인과 역할을 바꾸어 집안일을 한다. 아침을 하고 딸을 등교시키고 집안일을 하며 중간중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빼놓을수 없는 일과가 있다. 오빈리 한바퀴 달리기다. 새벽2시에도 달리고 대낮에도 달린다. 책을 읽다보니 달리기는 끓어오르는 원인모를 화를 삭이는 스트레스 해소용인듯도 하다. 그리고 동네어른의 텃밭에 여러가지 채소를 키우기 시작한다. 애호박,참외,고추,상푸,토마토 등등...... 오빈리 사람들은 이사온 이들을 경계하지 않고 정겹게 대해준다. 마을 이름에 묻어난 정겨움 그대로인듯 하다. 뒷집 할아버지와 술을 한잔 하기도 하고 아랫집 할머니네서 살구를 한바가지 얻어오기도 하고. 겉으로보기에 평온해보이기만할 시골생활속에서 순간순간 찾아오는 괴로움을 울분을 술과 함께 간간히 만나는 선배나 친구와 함께 달래는 작가의 일상도 나와있다. 앞으로 얼마나 그곳에서 더 생활할런지 알수없지만 그곳에서 1년 남짓 생활한 작가는 그곳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듯하다. 누군가의 생활을 들여다보는 일기를 본다는 것이 왠지 어색했지만 읽다보니 편안함이 느껴지는 글이 책읽는 시간을 줄여준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