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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전철
아리카와 히로 지음, 윤성원 옮김 / 이레 / 2009년 10월
평점 :
절판
10년정도 전철을 타고 회사를 다녔다. 하루에 두번씩 타는 전철은 잠깐 잠을 잘 수있는 공간이기도 했고 책을 읽을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했다. 언제나 비슷한 시간에 전철을 탔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낯익은 얼굴들이 생기기도 했다. 직접 인사를 하거나 얘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왠지 친근함이 드는 것은 오랜세월 같은 공간을 공유했기 때문일것이다. 회사를 그만둔후로 전철을 탈 일이 거의 없다. 간혹 하는 외출엔 마을버스정도가 교통수단이 되지만 일정치 않은 시간에 가끔 타는 마을버스느느 나에게 전철의 친근함을 주지는 못한다.
이 책은 다카라즈카역에사 니시로미야키타쿠치역까지 갔다가 오는 여정의 전철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있다.
일주일에 두번 도서관을 들르는 마사시와 도서관에서 번번히 마사시가 보고싶어하는 책을 먼저 대출해가는 유키. 그둘은 서로의 존재를 모른다고 여기며 대화를 하지만 둘다 이미 서로를 의식하고 있었다. 전철엔 쇼코도 타고있다. 쇼코와 결혼하려던 남자의 결혼식에 신부보다 아름답게 차려입고 다녀오는. 그것이 작은 복수라고 여겼다. 마음한켠이 너무 아픈 쇼코에게 손녀딸과 함께 탄 도키에 할머니가 마음을 다독이는 충고를 하고 그것이 쇼코에게는 커다란 힘이된다.
도키에 할머니는 차분하게 그리고 속깊게 다른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충고해준다. 마치 그 삶의 뒷이야기를 보지 않아도 알겠다는 듯이.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남자친구 가쓰야와 함께 탄 미시도 도키에 할머니의 한마디에 다시한번 자신을 돌아보고 새출발을 하려한다.
서로 알지못하는 사람들이 좁은 전철공간에서 인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읽는 내내 마음이 흐뭇했다.지금도 전철에서는 많은 이들이 그들만의 사연으로 누군가와 마음을 나누고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