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풍경화첩 - 지금, 여기, 서울의 진경을 그린다
임형남, 노은주 지음 / 사문난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지방에서 태어나 자란 나에게 서울은 대학생이 되고서야 가본 새로운 도시였다. 내가 알고 있는 서울은 남산타워가 자리잡고있는 또 63빌딩이 그리고 높은 빌딩들이 즐비한 우리나라의 수도 그정도였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인사동을 알고 다녔으며 종로 뒷골목 피맛길을 선배들 손에 이끌려 다녔고 명동과 홍대앞 거리를 누볐으며 여의도 공원에서 자전거를 탔으며 덕수궁과 경복궁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여전히 서울의 몇몇곳은 알지도 못하는 나에게 이책은 서울을 알아가는 안내서쯤 되는 느낌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책을 펴자 말로만 듣던 세운상가 골목이 그림으로 펼쳐져있다.좁다란 골목을 따라 빽빽히 들어서 있는 가게들을 보면 옛명성이 느껴지는 듯도 하다.
양반들이 다니는 종로길을 피하기 위해 서민들이 피해 다녔다는 피맛길은 좁은 골목을 들어서면 맛있는 각종 음식 냄새가 넘쳐났으나 요즘은 현대식으로 새단장 중이라 예전의 그 구수함을 찾아보기 힘들다.젊음의 중심지 종로는 내가 아는 종로에서도 한참 변해있으나 예전의 그 레코드 가게와 음악다방들로 넘쳐나던 그때로부터는 완전 다른 곳이 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봄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엄마는 벚꽃나들이를 가신다. 귀찮아하시는아빠를 부추겨서 지하철을 타고 발디딜틈없는 여의도로. 활짝핀 꽃만큼 많은 수의 사람들 틈에서도 즐거워 하시는 걸 보면 여의도는 벝꽃 하나만으로도 그 몫을 충분히 하는 듯하다.
예지동.통의동.효자동.
모두 나에게는 멀리 지방에 있는 동네 이름이라해도 믿을만큼 낯선 서울의 동네이다.
막연히 화려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서울도 예전의 모습을 돌이켜보면 동네와 동네사이에 하천이 흐르고 있었고 군데군데 논밭이 읶기도 했다는 사실을 그림 하나하나를 보며 인식할수 있었다. 이 책에 나와있는 서울의 풍경은 내가 자라온 지방 소도시의 풍경과 많이 다르지도 않음을 이제야 알겠다. 모든 도시들이 그 나름의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 또 그 역사란 것은 그닥 화려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