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억이 나를 멈추게 한다면
장성남 지음 / 클래식북스(클북) / 2022년 7월
평점 :
예쁜 책 표지와 굿즈부터 마음에 쏙 들어왔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줌을 통해서 만난 작가의 얼굴과 목소리와 참 닮았다 생각했다. 그러면서 책 내용도 파스텔 색일 거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나갔다. 맙소사! 몇 페이지 읽지도 않았는데 코끝이 시큰해지고 가슴이 먹먹해졌다. 결코 세상 밖으로 내보이기 쉽지 않았을 어린 시절을 아낌없이 내 보였다. 그래야만 했다고 했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자아를 찾기 위해서는 과거의 나를 만나야 했다고.
현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누구나 과거를 통과했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고 피를 흘리는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만의 방패를 쥐고 살고 있다. 그 방패가 현재의 나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지만 반대로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그 방패를 그대로 두지 말 것을 당부한다. 기억 쓰기를 통해서 방패를 점검해 볼 것을 제안한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다 그러나 저자처럼 피하고 싶고 숨기고 싶었던 과거를 밖으로 내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을 것 같다. 기억을 더듬어 어린 시절의 나를 소환해 본다. 유난히 겁이 많았고 소심했던 조그마한 여자아이가 보인다. 어깨에 지워진 무거운 짐에 휘청이면서도 결코 내려놓지 못했던 그 아이를 만나 짐도 들어주고 잘하고 있다고 격려하며 꼭 안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