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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개론 - 상 - 묵점 기세춘 선생과 함께하는
기세춘 지음 / 바이북스 / 2007년 8월
평점 :
다기망양(多岐亡羊)- 잃어버린 양을 찾다 길이 여러갈래여서 양을 잃어버렸다는 말이 있는데 묵점 기세춘과 함께하는 <성리학개론 性理學槪論>을 읽으면서 잃어버린 양을 찾아 품에 안았다가 다시 놓치고 하는 것이 반복된다. 그만큼 이 책에는 성리학에 관한 수많은 학자들의 논리가 소개되어 사고의 호사를 누리기도 하지만 중심을 잡고 읽어야 하는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 왕왕 있을 정도로 전개되는 논리가 깊고 멀다.
기세춘 선생의 <성리학개론>은 상,하권으로 전체 1200쪽의 작지 않은 분량도 문제이지만 멀리는 중국의 전설적인 성군인 요순의 기록인 서경의 기록으로 시작하여 주역과 공자 묵자,노자,장자,맹자,순자가 주장하는 성리의 요체 그리고 중국 남북조시대 하안,완적,왕필,곽상의 현학(玄學), 정자,주염계,횡거의 신유학운동과 주희,육구연의 성리논쟁으로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명,청대의 심학,기학의 소개에다 서양철학의 발원지인 그리스로부터 현대 철학의 데카르트,칸트에 이르기까지 끝간데없이 인간의 오성에 관한 동서고금의 학설을 비교하며 펼쳐나간다. 하권에서는 우리 조선의 성리학의 발전,전개과정과 퇴계와 고봉의 사단칠정논쟁,인물성동이 논쟁까지 자세히 소개한다.
이 책과 함께 인간심성의 근원을 찾아나서는 일을 기세춘선생과 함께 하게 되는데 어려운 성리학을 쉽게 설명하려는 기세춘 선생의 노력이 돋보이고 오,탈자가 거의없는 깔끔한 책의 편집이 칭찬할만하다.
중국과 조선의 사상사를 관통하는 성리학의 요체를 공부하는 것이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먹는 것과 같이 결코 가볍지 않은 일일 터이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아무쪼록 옷깃을 여미고 몸과 마음을 단정히 하여 동양의 선인들이 우주와 인간을 어떻게 관찰하고 살폈는지를 알아볼 일이다.
저자인 묵점 기세춘 선생에게 존경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