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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인생의 이야기
테드 창 지음, 김상훈 옮김 / 엘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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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부터 나의 목적지가 어디 인지를 알고 있었고, 그것에 상응하는 경로를 골랐어. 하지만 지금 나는 환희 의 극치를 향해 가고 있을까, 아니면 고통의 극치를 향해 가고 있을까? 내가 달성하게 될 것은 최소화일까, 아니면 최대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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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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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싶은 게 적어지고, 원하는 것이 없어지고, 어떤 노래를 들어도 아무런 감동도 들지 않는 게 그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 줄로만 알았다. 다신 그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내심 속상한 기분이 들어 슬퍼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삶에 대한 강렬한 참여에는 고통이 따른다는데, 애초에 그런 고통에 무감각한 사람들은 인생의 참맛을 보지 못한다는 걸까? 고통이 심했던 시기일수록 작은 행복도 아주 크게 느껴지곤 했다. 그렇다면 고통이 없는 삶은 행복도 느낄 수 없는 무미건조한 삶인걸까? 원하는 게 적어지는 만큼 그 전처럼 가슴이 뛰는 일들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렇다고 나의 삶이 의미가 없어진 것은 아니다. 허망한 것도 아니었음 좋겠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격하지 않고, 슬픈 것을 보고 눈물 흘리지 않고, 불의를 보고도 노하지 않으며, 귀중한 것을 보고도 탐내지 않는 삶은 허망한 것이리라.
그것은 즉 이제는 치열한 삶의 무대에서 내려와 그저 삶을 관조하는 구경꾼으로 자리바꿈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아니, 어쩌면 ‘불혹‘이란 일종의 두려움, 삶의 한가운데로 다시 뛰어들 용기가 없는 데에 대한 슬픈 자기 방어를 말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사랑에 익숙지 않은 옹색한 마음이나 사랑에 ‘통달한 게으른 마음들을 마음껏 비웃고 동정하며 열심히 사랑하라. 눈앞에 보이는 보상에 연연하여, 남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사랑의 거지가 되지 말라.
창밖의 젊은이들을 보며 나도 다시 한번 다짐한다. ‘불혹‘의 편안함보다는 여전히 짝사랑의 고뇌를 택하리라고. 내가 매일 대하는 저 아름다운 청춘들을 한껏 질투하며 나의 삶을, 나의 학문을, 나의 학생들을 더욱더 열심히 혼신을 다해 짝사랑하리라.
언젠가 먼 훗날 나의 삶이 사그라질 때 짝사랑에 대해 허망함을 느끼게 된다면 미국 소설가 잭 런던과 같이 말하리라.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제가 되겠다"고. 그 말에는 무덤덤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찬란한 섬광 속에서 사랑의 불꽃을 한껏 태우는 삶이 다 나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 P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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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단 한 번 - 때론 아프게, 때론 불꽃같이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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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진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아이가 진정 너를 사랑하고 너와 함께 놀고, 너를 오래 간직하면, 즉 진정한 사랑을 받으면 너는 진짜가 되지." - P40

"사랑받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지?"
"깨어지기 쉽고, 날카로운 모서리를 갖고 있고, 또는 너무 비싸서 아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하는 장난감은 진짜가 될 수 없어.
진짜가 될 즈음에는 대부분 털은 다 빠져 버리고 눈도 없어지고팔다리가 떨어져 아주 남루해 보이지. 하지만 그건 문제 되지 않아. 왜냐하면 진짜는 항상 아름다운 거니까." - P41

아름다운 것을 보고 감격하지 않고, 슬픈 것을 보고 눈물 흘리지 않고, 불의를 보고도 노하지 않으며, 귀중한 것을 보고도 탐내지 않는 삶은 허망한 것이리라.
그것은 즉 이제는 치열한 삶의 무대에서 내려와 그저 삶을 관조하는 구경꾼으로 자리바꿈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아니, 어쩌면 ‘불혹‘이란 일종의 두려움, 삶의 한가운데로 다시 뛰어들 용기가 없는 데에 대한 슬픈 자기 방어를 말하는지도 모른다. - P46

그러므로 젊은이들이여, 당당하고 열정적으로 짝사랑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신을 사랑하고, 학문을 사랑하고, 진리를 사랑하고, 저 푸른 나무 저 높은 하늘을 사랑하고, 그대들이 몸담고 있는 일상을 열렬히 사랑하라.
사랑에 익숙지 않은 옹색한 마음이나 사랑에 ‘통달한 게으른 마음들을 마음껏 비웃고 동정하며 열심히 사랑하라. 눈앞에 보이는 보상에 연연하여, 남의 눈에 들기 위해 자신을 버리는사랑의 거지가 되지 말라.
창밖의 젊은이들을 보며 나도 다시 한번 다짐한다. ‘불혹‘의 편안함보다는 여전히 짝사랑의 고뇌를 택하리라고. 내가 매일 대하는 저 아름다운 청춘들을 한껏 질투하며 나의 삶을, 나의 학문을, 나의 학생들을 더욱더 열심히 혼신을 다해 짝사랑하리라.
언젠가 먼 훗날 나의 삶이 사그라질 때 짝사랑에 대해 허망함을 느끼게 된다면 미국 소설가 잭 런던과 같이 말하리라. "먼지가 되기보다는 차라리 제가 되겠다"고. 그 말에는 무덤덤하고 의미 없는 삶을 사는 것보다는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찬란한 섬광 속에서 사랑의 불꽃을 한껏 태우는 삶이 다 나으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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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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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에게 푹 빠져 있었고, 자는 시간을 빼면 거의 항상 네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아마 꿈 속에서도.

가끔 네 꿈에 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 말을 들으면 나는 매우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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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66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민음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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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잠자는 시간으로, 회상하기로, 내 다양한 일들을 판독하고 빛과 어둠이 교체하는 것으로, 시간이 흘러갔다. 감옥 안에서는 끝내 시간관념을 잃는다는 것을 나도 분명히 읽었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 큰 의미가 없던 말이었다. 나는 하루가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의심의 여지 없이 사는 것은 길었지만, 하루다 다른 하루오 넘어가는 것으로 그렇게 팽창하는 것이다. 그들은 거기서 자신들의 이름을 잃는다. 어제 또는 오늘이라는 단어는 내게 의미가 지켜진 유일한 것이었다.
어느 날, 간수가 내게 다섯 달이 지났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걸 믿었지만, 이해할 수는 없었다. 내게는, 내 감옥에서 펼쳐지는 것과 내가 추구하는 일은 언제나 같은 하루였던 것이다. 그날, 간수가 가버린 후에, 나는 양철 식기 안의 나를 들여다 보았다. 내가 그에게 웃어 보이려 애씀에도 불구하고 내 이미지는 심각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나는 그것을 내 앞에서 흔들어 보았다. 나는 웃었고 그것은 여전히 심각하고 슬픈 듯했다. 하루가 끝나가고 있었고 내가 말하고 싶지 않았던 시간과, 이름이 없는 시간, 침묵의 행렬 석에서 감옥의 전 층으로부터 저녁의 소음이 올라오는 시간이었다. 나는 하늘로 난 창으로 다가가서, 마지막 빛으로, 내 모습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그것은 여전히 심각했다. 그런데 그 순간은, 나 역시 그랬으니, 뭐가 놀라울 텐가? 하지만 동시에 나는 몇 달 만에 처음으로, 내 음성이 나는 소리를 분명하게 들었다. 나는 그것이 이미 오래전부터 내 궛전에 울리고 있던 바로 그 소리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 모든 시간 내내 내가 혼자 말하고 있었다는 걸 이해했다. 나는 그때 엄마의 장례식 날 간호사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결코, 출구는 없었고, 누구도 감옥 안의 저녁이 어떤 것인지를 상상할 수는 없을 테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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