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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ㅣ D현경 시리즈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는 촛점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다르게 읽힐수 있는 내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측면에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내용으로 기자출신 요코야마 히데오의 장점을 살린 미스테리입니다. 우리나라도 미제사건이 꽤 있는것으로 알고 있어서 더욱 관심이 가는 내용이었는데, 사건이 몰아치는 중후반부터는 빠르게 진행되지만, 그전까지는 주인공 미카미의 상황(나름 유능한 형사였으나, 홍보담당관으로 전출되어 갈등하는 부분), 외모를 비하하는 외동딸의 가출, 무음의 전화로 패틱(?)에 빠진 아내를 돌봐야하는 가장의 역할이 상당부분을 차지해서 느슨하게 늘어지는 부분이 있기에 독자들의 호불호가 있을것 같기도 합니다만 10여년 공들인 작가의 섬세함을 느낄수 있기에 추천하고 싶은 작품입니다.
경찰조직의 민낯, 사건은폐와 축소, 우위를 점하려는 경찰과 신문기자와의 갈등 그리고 동전의 양면처럼 뒤바뀌는 역할(유괴하는자와 유괴당한자의) 등의 묘사가 우리네 현실과 크게 다르지않아 같이 분노하고 같이 울면서 읽었습니다.
특히 사건의 발단인 '쇼와 64년'에 일어난 <아야미야 쇼코 유괴사건>의 실종소녀 아버지, 아야미야의 집념이 만들어낸 해결책이 너무 가슴아프게 다가옵니다. 미세사건의 공소시효 1년 남은 14년간의 애끊는 부정(父情), 꼭 이것이 딸을 향한 사랑이 아니였다 하더라도, 14년간 도움을 받지못하고 스스로 해결해야만했던 원한의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저에게는 울림이 큰 부분이었네요.
아이우에.......58만 세대, 182만명
혼자였다. 혼자 힘으로 계속해서 전화를 걸었던 것이다. '아'행부터 시작해서 최근에야 '마'행에 들어섰다. 대체 언제부터? 3년 전? 5년 전? 아니면 그 전부터? 오늘도 내일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 손가락으로 두꺼운 전화번호부를 넘기며 버튼을 눌렀던 것이다. 손톱도 피부도 모두 갈라져 굳은살이 생긴 거무튀튀한 그 손가락으로 계속해서 버튼을 눌렀다.
유일하게 범인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아야미아는 한통한통 전화를 반복해서 누르며 손가락에 굳은살이 생기지만, 14년이 지나도 부정(父情)에는 굳은살이 생기지 않네요.T.T
소원했던 아버지와의 갑작스런 이별로 슬픔에 젖기보다는 더 급하게 다가온 현실에 휩쓸려 오랜시간 '아버지'라는 역할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터라, 직장(경찰)내에서, 가정에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 미야미를 통해 아버지의 무게를 생각해봅니다. 나름 중년이 된 이제서야 고단했을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서럽게 느껴지는 작품이라 경찰 미스테리라는 장르보다는 휴먼 드라마의 색채가 더 강하게 다가왔네요.
악랄한 사건중에 하나로 꼽히는 '나영이사건' 조두순의 출소로 떠들썩한 지금, 시민의 발이라는 경찰조직의 민낯, 조직내 개인의 역할,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보호받아야할 약자인 소시민의 감정피해등 현실에 비추어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내용이고, 반전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섬세함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작품입니다. 추천 도장 꾸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