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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운 애착 ㅣ 비비언 고닉 선집 1
비비언 고닉 지음, 노지양 옮김 / 글항아리 / 2021년 12월
평점 :
아련한 그리움과 아픔이 내재되어있는 단어 '어머니' 그리고 내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 많아지는 어머니의 숫자를 보면서 안타까움의 크기가 더 커지기 마련이지만, 모든 이들에게 그렇게 다가오는 존재가 아닐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 뉴욕의 거리를 수년간 함께 거니는 고닉모녀가 있습니다.
부모가 없으면 딸(아들)은 태어날수가 없습니다. 또한 아이가 없는 부모들(?)은 평생 엄마, 아빠라는 단어를 들을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간이 성립되려면 싫건 좋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입니다.
혈연으로 이어진 부모 자식간의 관계는 사회적인 언어로만 단정지을수 없는 관계이기도 하죠.
비평가이자 컬러니스트 그리고 에세이스트인 저자 비비고 고닉의 [사나운 애착]은 타이틀 느낌 그대로 평생으로 이어진 '엄마와 딸'의 애증섞인 관계를 제3자의 눈으로 바라보는것처럼 냉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입니다.
아마도 모녀지간의 갈등으로 고민하시는 분들이 읽으면 공감할 부분이 많을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딸과 엄마의 관계는 친구이면서도 평행선 일수밖에 없는 '라이벌이자 동지'인 관계라고 규정짓고 싶습니다.
"결코 엄마처럼 살지 않을꺼야'라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문득 거울을 보면 사진속에서 보았던 젊은시절의 엄마 모습과 엇비슷해 보이는건 기분탓이겠지.......(다른 형제들에 비해 외탁을 많이했기 때문에^^;)
왠만하면 내가 하고 싶은대로 아낌없이 지원해주셨던 어머니였지만, 그게 그 또래에 당신이 하지 못했던 일들이였어서 대리만족으로 지원했었다는 말씀을 듣는 순간, '아~ 어머니에게도 26살이 있었지...'하는 현타가 오는 순간이기도 하면서 '자기만족'의 일환이라는 사실이 적잖이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로 한정되어버린 어머니의 세대, 그 틀을 벗어나고 싶은 딸의 세대, 비단 모녀지간 뿐만아니라 아마도 세대간의 가치관도 한몫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예전에는 자식이 보험이라는 말들을 하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었지만, 세상은 바뀌었고, 머리가 굵어진 자식들의 가치관은 더 많이 바뀌었을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이에 정답과 오답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인생이라는 긴 산책길에서 정답(올바른 관계성)을 찾을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그럼 나는 나의 딸(아들)에게 어떤 엄마인지도 고민해보게 됩니다.
좋게말하면 '톰과 제리'처럼 평생을 아웅다웅하는 엄마와의 관계로 고민하시는 분이 있다면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안도와 위안이 될수 있을것 같아 일독을 권하고 싶은 도서로 가족간의 관계성 그리고 인간관계에 대해 더 확장된 시야로 바라보게 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