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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우리를 기억할 테니
이지영 지음 / 행복우물 / 2023년 9월
평점 :
온전히 혼자가 되기위해서 길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곧 외로워 유럽의 길바닥에서 낯선이가 친구가 되어 함께 돌아다니기도 하고, 만날 기약없이 헤어졌다가 이집트 한 호스텔에서 감격스런 상봉을 하기도 했던 추억이 왠지 이상스레 서글프게 떠오르네요.
저에게 여행은 젊은 시절의 전부였고, 삶의 유일한 낙이였던 시절도 있었으나 나이가 들면서 감정의 샘이 말라버리기 시작한 즈음부터는 선뜻 떠날 용기를 내지 못하는 1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행관련 다큐나 여행에세이를 읽고, 지인의 여행기를 들으며 대리만족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대신하고 있느지라, 이지영 작가님의 산문집 [달이 우리를 기억할 테니]는 무척 반가운 도서입니다.
사람마다 다 여행에 대한 목적이나 스타일이 다르기에 저 역시도 혼자 여행을 다니곤 했는대요, 이지영 작가님의 여행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어떤 여행을 하고 계신지 궁금해집니다.
코로나 때문에 막혀있던 비행길이 열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납니다. 마음은 늘 떠나고 싶지만, 생활인(?)이 되면서부터 그마저도 쉽지않은 결정이 된 지금, 책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인생여로에 공감하고 동감하는 부분이 많아지네요.
이유(?)없이 짐을 싸서 힘든 여정을 떠나고, 그 먼곳에서야 비로소 사랑과 그리움 그리고 감사를 떠올리며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어쩌면 뻔한 뫼비우스의 띠같은 여행이지만, 그래도 잃는것보다 얻는게 많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글을 쓰며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죠. 작가님의 여행기속에 담긴 '이지영'이라는 사람의 내면을 잠깐이나마 들여다보면서 '즐기는 여행'이외에 '사유하는 여행'의 즐거움도 배워봅니다.
가는곳마다 카메라 렌즈를 들이밀며 찍었던 수많은 사진들을 뒤적이며 10년전 추억의 그곳으로 가보는 상상을 하는것만으로도 달뜨게 되네요. ^^
저 역시도 훌훌 털고 떠날 날을 기대하며, 작가님의 그리움을 담은 여행길 응원하겠습니다~
'누군가의 추억이 된다는 곳은 정말이지 아름답고 또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