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한 용화미륵암이 눈에 선하다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 - 몸과 마음의 허기를 채워주는 소박한 집밥 이야기
보현 스님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5월

채식을 위주로 하는 사찰음식은 조금 과하게 먹어도 속이 부대끼지 않아 좋아하는 한식입니다. 

자주 체하는 체질이라 먹는걸 조심하는편인데 너무 기름지거나 하지 않아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다는 장점이 있어서 종종 레시피를 찾아 보곤 하는데, 39만명의 구독자가 있는 유명 스님 유튜버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만나기전에 이미 보현스님의 [건강한 웰빙반찬]을 구독하던터라, 스님의 레시피가 책으로 출간된다는 소식이 무척 반가웠네요. 스님의 채널에서처럼 꾸밈없고 소탈한 [요리 9단 보현 스님의 살맛나는 밥상]은 그간의 레시피중 가장 인기있는 메뉴를 조리법에 따라 분류해서 나누어 소개하고 중간중간 스님의 글이 나오는데, 레시피만큼이나 마음에 와 닿는 수행글이라 누구에게라도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살맛나는 밥상]은 무침, 볶음과 구이, 튀김, 조림이나 찜, 김치와 짱아찌같이 4계절 두고두고 먹을수 있는 기본반찬, 국탕찌게 그리고 간식류까지 8가지 조리법을 기본으로 소개하는데요, 기존의 레시피북과 크게 다르지않은 목차이나 채소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사찰음식이라는 점과 주변에서 쉽게 구할수 있는 재료를 활용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될것 같습니다. 시장이나 마트에 나가면 조금씩 물가가 올라가는것을 피부로 느끼는지라, 음식재료 사는것도 고민하게 되는 요즘인만큼 더없이 고마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특이하게 스님들이 드시지 않는 젓갈류나 스님이 직접 개발한 간식(당면강정)같은 특별 레시피도 등장해서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고, 재료와 만드는 방법이 심플하게 소개되어 있는데, 일단 어렵지않아 요리초보분들도 따라할수 있으리라 생각되는데, 혹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스님의 유튜브영상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듯 하네요.

특히 탄소제로와 육식보다는 채식식단 실천으로 지구살리기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트렌드를 반영(?)하고 비건분들과 다이어트 식단중인 분들에게도 상당히 유용한 레시피가 될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갈한 레시피도 마음에 들었지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는 스님의 글과 일상의 소소한 장면들이 무척 인상적인지라 에세이집으로도 두고두고 읽고싶은 책으로 절을 다니는 신도는 아니지만, 진심이 전하는 글, 소박한 스님의 일상 그리고 소탈한 음식으로 잠시나마 수행자의 마음이 되어 정화되는 기분마저 들었습니다.

다른이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다른이들이보다 우위에 서려고 하는 시대에 딱 필요한만큼만, 딱 먹을만큼만, 욕심내지 않고.....현재의 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기에 추천하고 싶습니다.

왠지 올 여름 휴가는 보현스님이 계시는 용화미륵암으로 가서 스님옆에서 맛있는 음식얘기 나누며, 마음의 수양도 쌓는 시간 만들어보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