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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중용 펭귄클래식 131
주희.자사 지음, 최영갑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세월이 흐를수록 바르게 살기에 대한 올곧은 말에 대한 감흥이 새롭게 느껴지곤 한다.
어떻게 해야 이상적인 삶을 영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답은 우리 모두가 이미 알고 있기때문에 더 간과하기 쉬운 것들이 아닌가 싶다.

대학/중용은 처음으로 읽는 동양철학 책이었기때문에 어떤 내용일까 하는 호기심 반,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 반으로 책읽기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한장 한장 책을 넘길때마다 한구절 한구절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명언들로 가득하다는 생각을 했다.
끓일수록 깊은 국물이 우려나오는 사골과도 같이, 두세번 되새김질 할 수록 새롭게 느껴지는 어구들이 많으니,
이것이 바로 세월을 초월하여 영원한 감동을 갖고있는 고전의 힘인듯 하였다.

스스로에게 했던 수많은 다짐들, 그것이 지속하기 위해 필요한 인내와 열정을 나는 얼마나 열심히 지키고 있었는지..
즉흥적 욕망에 휘둘리기 쉬운 시대인지라, 예로 부터 전해내려오는 쉼없이 자신을 수양해 가는 마음가짐과 실천의 교훈들이
더 의미있게 다가오는 듯 하다.

 

내용을 짚어보자면, 유가의 경전 가운데 사서를 읽을 때는 순서가 있다고 한다.
가장 먼저 '대학'을 읽고 '논어', '맹자', '중용'의 순서로 읽어야 한다는 말인데,
이는  '대학'이 유학의 전체 줄거리를 볼 수 있게 해주고  '중용'이 형이상학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두 책이 내용에 있어서 어려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어릴적 도덕시간에 배운 '격물치지',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중용' 등 낯익은 용어들의 탓도 있을 것이고,
결국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성선설에 입각한 자기수양을 의미하는지라 큰 맥락에 있어서는 생각보다는 쉽게 이해가 되는 내용들이었다.

세부 구성은 한자원문 / 직역 / 해석/ 요약(마무리)으로 되어있는지라 고전의 원문해석 및 해설을 충실히 하기로 유명한 펭귄클래식의 인문서적답게 중심 내용을 확장시켜 되짚어보기에 좋은 형식으로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과 중용에 있어서 특별히 마음에 와닿았던 구절들을 언급해보며 내용을 정리해본다.

 

(서문)
경전의 의미는 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우리의 삶과 철학 속에 얼마나 반영하며 사느냐가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쉼 없이 읽고 실천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사회와 인류를 위해 작은 봉사를 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경전이 가지는 의미는 바로 삶 그 자체이다.
사람을 대하거나 또는 학문을 하며 진실하고 정성스러운 마음을 가지고 진지하게 삶을 반추하는 것이 경전이 주는 힘이었다.

 

(대학)
대학은 처음 배우는 사람이 덕에 들어가도록 하는 문이다.

 

대학의 도리는 밝은 덕을 밝히는 데 있고, 백성을 새롭게 하는데 있으며, 지극히 선한곳에 머무르는 데 있다.

 

머무를 곳을 안 다음에 방향을 정할 수 있으니,
방향을 정한 다음에 고요할 수 있고,
고요해진 다음에 평온할 수 있고,
평온해진 다음에 생각할 수 있고,
생각한 다음에 머무를 곳을 얻을 수 있다.

 

사물에는 근본과 말단이 있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으니
먼저 해야 할 것과 뒤에 해야 할 것을 안다면 도에 가까울 것이다.

 

진실로 어느날 새로워졌거든 나날이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라.

 

나의 앎을 극진하게 하고자 하는 것은 사물에 나아가 사물의 이치를 궁구함에 있다는 것을 말한다.

 

모든 사물의 겉과 속, 정밀한 것과 거친 것에 이르기까지 도달하지 않음이 없고
내 마음의 온전한 본체와 큰 쓰임이 밝지 않을 수 없는 것을
사물의 이치에 도달했다고 하며, 이것을 앎이 지극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른바 그 뜻을 정성스럽게 한다는 것은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중용)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것을 중이라고 하고, 변하지 않는 것을 용이라고 한다.
중은 세상의 올바른 도리요 용은 세상의 정해진 이치이다.

 

하늘이 명한 것을 본성이라 하고,
본성을 따르는 것을 도라 하고,
도를 닦는 것을 가르침이라고 한다.

 

'도'는 날마다 사용하는 모든 사물 속에서 마땅히 행해야 되는 이치이다.

 

중용은 치우치지 않고 의지하지 않아서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치이니,
곧 하늘이 명한 마땅히 그러한 것으로 정미함의 극치이다.

 

지, 인, 용 삼달덕(세가지 덕)을 도에 들어가는 문으로 삼은 것이다.
지혜, 용기, 어짐 이 세가지 중에서 하나라도 없으면 도에 나아가 덕을 이룰 수 없다.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자기를 책망하면 도를 극진하게 하는 것이다.

 

군자는 들어가는 곳마다 스스로 얻지 않음이 없다.
이것은 그 자리에 따라 행하는 것을 말한 것이다.

 

널리 배우고, 자세하게 물으며, 신중히 생각하고, 분명하게 분별하며, 독실하게 행하여야 합니다.

 

자기를 완성시키는 것은 어짊이요, 사물을 완성시키는 것은 지혜로움이다.

그러므로 지극한 성실함은 쉼이 없다.
이미 거짓이 없으므로 자연히 끊어지지 않는다.

 

마음속에 보존된 것이 이미 오래되면 밖으로 드러나는 것도 더욱 오래되고 멀어서 끝이 없을 것이다.
더욱 오래되고 멀기 때문에 누적되는 것이 넓고 깊고 두터우며, 넓고 두텁기 때문에 발현되는 것 또한 높고 크고 밝은 것이다.

 

군자는 덕성을 높이고 묻고 배우는 데서 말미암으며,
넓고 큰 것을 이루어 정미함을 다하고,
높고 밝은 것을 극진히 하여 중용을 실천하며,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알며,
두터움을 돈독히 하여 예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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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 펭귄클래식 109
조르주 페렉 지음, 김명숙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현실과 이상의 괴리, 행복에 대한 관조적이고 독특한 고찰"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은 1960년대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그당시 삶을 살아간 실비와 제롬이 사회에 진입한 후 겪게 되는 현실과 그들이 소망하는 행복한 삶 사이의 갈등과 고뇌를 중심적으로 풀어나간 작품이다.

 

이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것은 서술방식에 대한 독특한 화법.
첫장이 ~일 것이다'라는 미래 가정형으로 모든 문장이 종결되는데
처음엔 낯설게 느껴진 이 화술을 통해, 결국 주인공이 꿈꾸는 행복한 삶은
자본주의 시대에서 사물들로 이루어진 환경으로 정의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배경및 사물에 대한 객관적인 서술로 그 무엇보다도 주관적인 주인공의 심리 서술을 반영하는 것이다.

 

또한 굉장히 개인적으로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평범한 중산층이 추구하는 부유한 삶에 대한 소망은 시대를 초월해서 동일하구나라는 생각을 했고,
직장인들이 꿈꾸는 반복되는 생활에서의 자유로서의 소망, 문화와 낭만이 가득한 여유로움,
그 모든 막연한 소망들이 담담하면서도 번뜩이는 표현으로서 서술될 수 있음에
프랑스 문단의 천재 악동으로 꼽히는 조르주 페렉의 명성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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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쫓는 길, 새롭게 눈뜬 가치, 전망, 욕망, 야망, 이 모든 것이 종종 어쩌지 못할 만큼 공허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위태하거나 모호하지 않은 것이 없었따.
바로 이것이 그들의 삶, 암울함 이상으로 알 수 없는 불안의 근원이었다.
무엇인가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것 같았다. (p.39)

 

그들의 세계에서 살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많이 갈망하는 것은 어떤 법칙에 가까웟/다.
이렇게 만든 것은 그들이 아니었다.
그것은 현대 문명의 법칙이었고, 광고, 잡지, 진열장, 거리의 볼거리, 소위 문화 상품이라 불리는 총체가 이 법에 전적으로 순응하고 있었다. (p.47)

 

오늘날 현대사회는 사람들이 점점 부유하지도 가난하지도 않게 되어가고 있다.
누구나 부를 꿈꾸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여기서 불행이 시작된다. (p.63)

 

삶이란 감춰진 행복들의 총합, 삶이 허락하는 함 끝없이 계속될 성취 (p.65)

 

그들의 삶은 마치 고요한 권태처럼 아주 길어진 습관 같았다. 아무것도 없지 않은 삶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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