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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욤비 - 한국에서 난민으로 살아가기
욤비 토나.박진숙 지음 / 이후 / 2013년 1월
평점 :
'내 이름은 욤비'를 읽고 나서 처음 알게 되었다. 한국에도 난민이 있다는 사실을.
티비에서나 보았던 주로 공장에서 일하는 제 3국의 노동자들이 자국으로부터의 보호를
받지 못하여 한국에 난민 신청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그저 불법 체류자라고만
생각했고, 악덕 공장주를 잘못 만나서 고생하는 거라고 알고 있었다.
읽는 동안 공장에서 적절한 안전장비 하나 없이 위험한 작업을 하며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러다 다치기라도 하면 산업재해 피해보상 한 푼 받지 못한 채 본국으로 쫓겨나야 하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모습과 그것을 다룬 TV 프로그램들로 인하여 막연하게 나마
그런 사람들이 존재하며, 보기 안쓰럽다고 동정을 할 뿐이었다.
욤비 토나, 그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정부요원으로 있었던 엘리트였지만 정부의 비리와 부정부패를
알게 되고 그 사실을 야당에 전달하려다 정치사범으로 감옥에 투옥되었지만, 지인들의 도움으로
겨우 콩고를 탈출하여 한국으로 건너온 남자이다.
늘 머리를 쓰는 일을 하며, 대학교육까지 받은 유능한 인물이었지만 한국에서 난민신청을 하여
통과되기까지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그가 겪은 고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난민신청을 기다리는 동안 가족들은 콩고에서 허름한 건물에 숨어 지내며 다시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난민 신청이 통과되어 다시 만나게 된 재회의 순간에 그들이 느꼈을 감정은 그동안의 고생을
잊게 해줄 만큼 감동적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욤비가 되었다. 때로는 부당하게 대접받는 것에 화가 나기도 하고 가족들이
그리워 눈물을 흘렸다. 늘 걱정과 불안속에 살았으며, 언제쯤 힘든 시기가 지나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져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을까 그 막연한 불안감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장시간 이어진 고된 육체 노동으로 온 몸이 쑤셨고,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로 심리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가 이어졌다.
그래도 한국에서 만난 좋은 친구들과 끝까지 힘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고 도와준 친구들이 있기에
버틸 수 있었으며 마침내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졌고 가족들과 재회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현재 우리 나리의 난민 시스템이 얼마나 비효율적이며 현실과 맞지 않는지 알 수
있었으며 여전히 고통 받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 게 되었다.
현재를 살아가면서 너무 앞만 보고 정신 없이 달려온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때로는
걸음을 늦추고 주위를 둘러 보아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