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말 첫 문장에서 멈춰 여러 번 같은 곳을 읽었다.
시간은 가고, 우리는 배회하고, 관계는 돌이키기 어려워져, 아쉬움과 안타까움만을 남긴 채 삶은 침묵을 향해 저물어간다. 삶이 비극인이유는 온전히 시간 때문이다. 타인의 의미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을 무렵, 우리는 동시에 이별을 맞이해야만 한다.
타인에게 다가서는 건 낯설고 두려운 일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그들에게 할 말이 없어졌고, 그들의 말도 내 밖을 떠돌았다. 사소한 고리로 이어지는 것마저 나는 버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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