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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타임머신
김용철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한 다섯 사람이 모여 발생하는 이야기.
부모님의 배농사를 짓고 10년 째 고시공부중인 상태
PC방을 전전하는 고시생같지 않은 날라리 고시생 혁제
검사를 때려 부수기 위해 검사가 되기로한 단순 무식 동미
모델같은 기럭지와 외모, 연상의 여자친구에게 원조 받는 은철
아버지가 국회의원으로 돈이 많은 부루주아, 하지만 아버지와의 갈등이 있는 성훈
합격의 성지라 불리는 전통가옥의 하숙집에서 벌어지는 타임머신 대소동
'뭐? 스마트폰이 타임머신이라고?' 너무 황당무계해서 받아줄 수 없는 장난으로 치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그들에게 10년 후 미래를 엿볼 수 있는 타임머신의 존재는 너무 달콤한 미끼였을까?
바로 그날 밤 성훈이 없는 틈을 타 누군가 타임머신을 훔쳐간다. 끈끈했던 정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본격적으로 욕망을 드러내며 불붙는 치열한 타임머신 탈취전. 그 후로 시작되는 살벌한 견제와 감시. 밤이고 낮이고 하숙집 안에선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느라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올 지경이다.
신림동 고시촌 한구석에 위치한, 간판조차 없이 오로지 주소로만 찾을 수 있는 하숙집
처음에는 이 곳이 합격의 성지라 불리는 이유를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곳이 합격의 성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되었다. 인간의 소통이 단절되어있는 원룸의 고시원들과 달리 하루종일 부대끼고 밥도 같이먹고 다투
기도하지만 가족못지 않은 끈끈한 정으로 묶여있기 때문이다.
책속에서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수 있었다.
단순 무식한 동미에게서 노력하면 이뤄진다는 끈기를 배웠고,
은철과 경희의 사랑을 통해 남녀의 생각과 사랑의 감정을 느꼈고,
아들을 끝까지 믿고 지지해주는 상태의 부모님에게서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고,
PC방을 전전하는 고시생같지 않은 날라리 고시생 혁제에게서 평범한 인간의 감정을 느끼고,
사람들과의 거리감을 유지하던 성훈에게서 오랜 시간을 곁에서 함께해준다면 인간관계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책을 읽으면 사랑, 부모, 꿈, 미래 등 한 번쯤은 생각해봤던것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준다. 오랜시간 꿈을 향해 달려가지만 계속된 실패로인해 좌절하고 있는 사람에게 책을 감히 추천해본다.
인상 깊었던 구절들...
수정은 사실 모든 인간이 특별하다는 것을 몰랐다.
모두가 특별하기에 오히려 평범해 보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
오직 자신만이 특별하다는 착각에 빠져 정작 특별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다.
-P94
인생을 살다 보면 단순한 한 걸음이 그 어떤 고난과 역경보다 힘겹게 느껴질 때가 있거든,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고, 그럴 때는 그저 등을 가볍게 밀어주기만 하면 되는 거야.
인간은 그 정도의 작은 배려로도 충분히 동력을 얻고 구실을 얻어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으니까.
-P302
바다가 넓은 만큼 항구도 많아. 중간에 목적지를 바꾼다고 해도
배를 댈 수 있는 항구는 얼마든지 있다는 말이지.
그러니까 인생은 자고로 쉬지 않고 끝까지 흘러가는 게 중요한거라 이 말이야.
흘러가다 보면 어디든 도착하게 돼 있으니까.
거기가 어디든 일단 흘러가고 도착할수 있으면 적어도 실패한 인생은 아닌거야.
오도 가도 못하고 제자리에서 뱅글뱅글 맴돌기만 하는 게 실패한 인생인 거지.
-P308
인연이라는 것은 참 묘하다. 수많은 인연이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멀어지고,
역시 의지와 상관없이 끊어지게 된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그렇게 스쳐 지나가는 인연이
수 없이 많기에 자칫 소홀히 생각하기 쉽지만, 또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인연 하나 하나가
놀랍도록 희박한 확률로 맺어진 특별하고 소중한 만남이다.
-P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