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부남 이야기
마르셀로 비르마헤르 지음, 김수진.조일아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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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풍이라고 하고 넘어가는 건 정말이지 무책임한 감상이지만, 분위기를 짧게 전달하기엔 그만한 방법이 없다. 그래서 말인데 이 책에 실린 단편들은 우디 앨런 풍이다. 읽으면서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옮긴이 글을 보니 다들 그렇게 비평한다더라. '우디 앨런+서머싯 몸'이라고... 몸은 잘 모르겠지만.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비현실적인 맛이 나는 어느 글쓰는 유대인 유부남의 사랑, 기억, 일탈 혹은 그냥 삶의 이야기들. 편안하고 유쾌한 어조로 기묘한 역설과 비극들을 자연스럽게 읊어내리는 것이 인상적이다. 읽고 나서 가장 아연했던 건 '세르비뇨 거리에서', 가장 많이 웃은 건 '산꼭대기에서', 잠시 침음한 건 '세 가지 이야기'.

그런데 마누라를 사랑하면서도 다른 여자와의 한순간 비일상에 몸달아하는 유부남의 심리를 이렇게 설득력있게 그리다니 반칙 아냐?(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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