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주는 자정 이후에 죽는다
캉탱 쥐티옹 지음, 박재연 옮김 / 바람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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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그래픽노블로 루루네 집의 하룻밤사이의 아프고 긴 내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변화의 시점이라고 할까? 성장의 과정이라고 할까? 모든 인간은 아픔을 겪으면서 성장한다. 특히 변화를 시도하는 찰라에 또 상처를 도려내는 찰라에..
그리고 그 상처를 외면하지 않고 수용하면서 치료가 되고 거기에 딱지가 앉고 자국을 남긴다. 더 이상 아프지않고 조금은 담담하게 마주하게 되는 일상을 작가가 아마도 자신의 경험에 따라 만든 작품인 듯 하다.
작가의 말에서..
"현실속의 공주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조용히 싸우면서도 종종 남자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누나들과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마도~ 그런 의미로 해석했다.

공주인형 놀이를 좋아하는 루루는 동네 친구인 형 요요로부터 "게이 아니냐?"는 질타를.. 공주분장을 한 루루를 보고 유치원 샘이 엄마에게 속삭일땐 왠지 배가 아프고 불편하다. 이것은 사회로부터 거부당하는 슬픔이고 상처일 것이다.

사춘기 소녀인 카미유는 집안의 불안을 감지하면서 감정의 기복이 크고 새로운 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듯 하지만 그 사랑을 믿지 못하고 대부분 휴가를 떠난 시기에 홀로 집마당에서 하는 선탠은 그런 자신에게 더 상처가 나도록 내버려두는 행동, 스스로를 벌하기 위해서 또는 불완전한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일 수도 있다.

마음이 완전히 떠난 남편을 보내려는 엄마 또한 슬픔과 불안을 내보인다. 사랑하는 딸의 감정을 토닥이며 자신의 지난 사랑을 보낼 준비를 하고 딸의 감정을 알아채도 충분한 위로가 되지못하는 엄마로서.. 또 아들의 정체성을 알지만 아직 인정하기 어려운.. 그래서일까? 요요와 루루가 총싸움 놀이를 했을때 총을 압수해 두는 장면은 루루에 대한 배려로 생각되기도 했다.

또 지나간 사랑일지라도 넘 쉽게 아내와 아이들을 자신의 실수라고 말하는 남편이란 인물은 루루 요요와 텐트를 치는 장면에서도 루루의 정체성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가족들과의 식사시간도 마찬가지다. 배려가 없다는 것은 마음이 떠났다는 것을 말한다.

변화의 시점으로 137페이지 그림이 인상적이다.
각자의 모드로 정지된 시간..
가지고 놀던 공주인형을 다 물에 빠뜨리고 집으로 들어가는 루루.
각자의 방에서 상처에 아파하고 있는 카미유와 엄마.
차를 타고 새삶을 찾아 집을 떠나려는 아빠.

루루는 카미유에게 어떤 사랑도 괜찮다는 정체성에 대한 위로를 받고 카미유는 남은 세명이 늘 함께 잘 해나갈 수 있는 파이팅을 다짐하고 엄마는 웨딩드레스를 잘라 루루의 드레스를 만든다. 서로의 아픔을 인정하고 보듬는 루루, 카미유, 엄마는 다시 웃고 떠드는 일상으로 복귀한다.

책모임을 하면서 책에 실린 노래를 들으면서 해당장면 책장을 넘겨 보았다. 그래픽노블의 또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었고 그시대의 사건의 뉴스가 이야기의 정서를 따라가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하루라니..
24시간은 누구에게나 다 같은 길이의 시간이 아니다.

#바람의아이들 #캉탱쥐티옹 #모든공주는자정이후에죽는다
#꼬독단10기 #박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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