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의 탄생 - 유럽을 만든 인문정신
이광주 지음 / 한길사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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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흔히 입버릇처럼들 말하는 '교양'이란 무얼까요?

이 책을 독파한 지금 저는 굳이 한 단어로만 요약하라고 하면

후마니타스(humanitas)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830 페이지를 상회하는 두께를 자랑하는 <교양의 탄생>은

유럽의 역사를 돌아보며 '교양'의 발전과 변천사를 흥미롭게 써낸 책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대학생 신분이기에 대학의 기원부터 발전 사항을 조금 흥미롭게 봤었는데요,

교양과 지식의 보고라고 일컬어지는 대학에서 의학과 법학같은 실용 학문은 낮게 치부되고

교사들도 매문(賣文)하는 행위는 금기시되어 아주 최소한의 강의비만 받고 생활했다는 부분이 흥미로웠어요.

당시의 공부라는 것은 교사가 성서를 읽어주면, 받아 적고, 외우는 것을 반복하는 정도였구요.

특히 본문 중 아래의 내용이 인상적이었어요.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교육기관에서는 특별한 칭호나 시험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학위라는 것도 물론 없었다. 뒤르켐에 의하면 라틴어에는 시험이나 칭호의 관념을 정확히 나타낸 말이 없으며 그러한 말이나 사상(事象)은 중세 대학과 더불어 나타났다. 본문 p141


또한 이러한 교양과는 거리를 두며 터부시 되었던 상행위는 12세기 이후에나 인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12세기 이후 그간 잊혀졌던(아리스토텔레스가 중요시한)경제라는 그리스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상행위를 인정하게 된 것이다.

(중략)

교회 대 상인이라는 어제까지 정식(定式)이 소멸되기 시작한 것이다. 11,12세기 이후 경제적 풍요가 사람들에게 은혜를 베풀고 있다는 인식이 퍼졌으며

금전은 서서히 정당화되었다. 본문 p201

또한 책을 넘기다보면 교양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보이는

'연애'나 '여행', '과학'에 대한 재밌는 담론들도 나옵니다.

오늘날에도 지식인의 특성으로 자유로운 부유성이 지적되듯이 유럽 지식인의 원형인 고대 그리스의 소피스트나

중세의 음유시인, 중세의 학생과 교사는 정처없이 떠도는 보헤미안이었다.

(중략)

그 중에는 편력하는 학생들에게 숙식을 제공해야한다는 규정도 있었다.

방이 여러 개 있는 집은 그 수만큼 문에다 별 표지를 해야 했다. 이것이 오늘날 호텔 등급을 별로 표시하는 기원이 된다. 본문 p579

이를 보아도 '교양'은 삶의 전반에 필요한 면으로써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철학'이라고 유추가 가능해지지요.

인간답기만해서는 '인문정신'을 계승했다고 예의를 지키며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 책은 유럽의 역사와 발전사를 고루 돌아보면서 조금 더 세세하고 재미를 첨가해서

그들이 어떤 생각을 주로 하고 살았는지,

그 당대에는 어떤 삶이 고결하다고 추앙받고 반대로 어떤 삶은 손가락질을 받았는지

교양이라는 다소 진지하고 추상적인 화두로 풀어냈으므로 말그대로 '교양 서적'으로 알맞다고 봅니다.


유럽 중세 역사 자체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철학적 논의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싶은 책입니다.



유럽 중세 역사 자체에 관심이 많으시거나
철학적 논의를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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