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네 살의 여름 - 소년한길 소년소설 1
베치 바이어스 지음, 테드 코코니스 그림, 김영진 옮김 / 한길사 / 200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는 The summer of swans

1970년에 발표된 작품.

 

2012년에 읽었으니, 세상에 나온 지 42년이나 지난 뒤에 읽은 셈이다.

책이 나오는 걸 아이낳는 일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만약 이 책을 아이이라고 한다면, 이제 아이가 아니라 중년의 아줌마가 된 작품인데도,

뭐 촌스럽다거나 후지다거나 구닥다리같은 느낌은 전혀 안 든다.

 

수다스럽고 늘 부루퉁해 있는 둘째 사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풀려 간다.

세 살 때의 정신 연령으로 몸만 열 살이 된 막내 찰리를 데리고

호수에 가서 고니를 보고 온 밤, 

고니의 화려함에 매혹된 찰리는, 단추 떨어진 잠옷을 견뎌내지 못하고 

머릿속을 어른거리는 고니를 쫓아 집을 나선다.

 

어제 호수에서 고니를 두고 돌아오기를 못내 싫어했던 찰리를 떠올리며

사라는 고니를 보러 나갔다 길을 잃었을 동생 찰리를 찾아 헤맨다.

사라는 찰리에게 해꼬지했다며 오해와 미움을 퍼붓던 조와 함께

산 꼭대기까지 올라가 기어이 동생을 찾아낸다.

 

아이들을 책임지겠다던 약속을 지키려 악전고투하는 윌리 고모,

헤어롤을 감아 올린 채 사라와 같이 찰리를 찾다가 파티 준비할 시간에 내려가는 메리,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삼각형 한 축이 좀 무너진 듯한 비중 덜한 맏언니 완다,

꿋꿋하게 사라를 지키고 북돋아 주는, 그리고 마지막에 파티에 초대하는 멋쟁이 조 멜비.

캐릭터 하나하나가 모두 개성있고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다.

 

게다가 주인공 이름이 '사라'다. 내가 좋아하는 이름.

우오즈미 나오코의 작품에도 등장하는 사라. 완전 다른 인물인데도 같은 이름이다.

 

내 열네살의 여름은 어땠을까.

떠올리려 해 봐도 그닥 좋은 기억이 아닐 거 같아 애써 후다닥 머리를 비운다.

 

 

하나 더. 고니라는 이름보다 어쩐지 백조라고 해야 더 분위기가 살 것만 같다.

고니에 홀려 한밤에 나가는 것과 백조에 홀려 한밤에 나가는 것은 다른 느낌이다.

'고니'와 '백조', 이런 경우 '백조'를 썼어야 하는 거 아닐까.

같은 꽃이어도, 수수꽃다리와 라일락이 주는 느낌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건 나뿐인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