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하지 않은 생각 - 죽음에게 삶을 묻다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7
김선희 지음, 백두리 그림 / 자음과모음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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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중 아이가 이번주는 에너지가 다 소모되었는지

독서에 소홀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럼 가장 얇은 책으로 골라볼까해서

골랐더니 제목이.. 가장 무거워요.

경험해본 적이 없고 주변을 통해 언젠가는..

맞이해야 한다는 것과 그 때가 되었을 때의 나는

어떨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저자는 죽음을 사유하고 성찰할 때,

삶의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소중한 가치들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청소년 뿐만 아니라 어른이 함께 읽어도 좋을 책이랍니다.

 

죽음에 직면하여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묻고 사유했던 철학자와 사상가를 만나보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

삶을 살아가는데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조금은 배우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죽음에 대한 사유는

죽음 자체에 몰두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살아갈 삶의 진실을 놓치지 않기 위한 것이다

 

죽음을 최초로 다룬 길가메시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길가메시의 인생관은

친구의 죽음을 전후로 전환되고

죽음에 관한 사고도 전환돼요.

이름과 명성을 남기기 위해 목숨을 잃는 것도 불사했던 그는 모든 권력과 안락한 삶을 뒤로하고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죽음으로 구원받기 위해 떠나는데요.

분신같은 친구를 살리는 것이

자신을 살리는 것이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죠.

여행에서 그는 자신의 영혼을 단련하고

죽음과 영생의 의미를 찾는 자아성찰로 깨달음을 얻어요.

그는 영생의 열매를 손에 쥐었으나 먹더라도

친구의 죽음을 되돌릴 수 없고

예전처럼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달았던 거죠.

그는 빈손으로 돌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돌에 새기고 죽음을 맞이하는데요. 영생보다 우정의 힘으로 죽음에 의연히 맞서는 고귀한 가치가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아무 근거가 없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죽음의 공포를 치료했던 철학자라고 해요.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고 두려움 없이 즐거운 삶을 살기를 기대했다고 해요.

쾌락주의자라고 하지만, 육체적 쾌락이 아닌

명료하고 올바르게 생각함으로써 정신적 혼란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해요. 그는 종교적 세계관 역시 두려움의 원천이라고 보았어요.

우리는 결코 죽음을 경험할 수 없다. 내가 있는 곳에 죽음은 없고, 죽음이 있는 곳에 내가 없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하는 악인 죽음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존재하는 한 죽음은 우리와 함께 있지 않으며, 죽음이 우리에게 왔을 때 우리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산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나 모두에게 아무런 상관이 없다. 왜냐하면 산 사람에게는 아직 죽음이 오지 않았고, 죽은 사람은 이미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논리가 쏙~ 들어오네요.

그는 사후 경험에 대한 염려와 공포가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라고 보았는데..

저는 죽음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두렵더라고요. 죽음에 의연할 수 있는 사람이 몇 있을까 싶지만, 삶에 대해서 조금은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요.

태어났으니까 사는거지.. 보단

살아가는 동안 삶에 감사하고 기쁘게 살아가야 함을 조금씩 깨달아 가는 삶이길 소망해봅니다.

지금 당장 죽어도 좋은가?

라는 물음에 나는 어떠한가 생각해보았어요.

아.. 전 아니더라고요. ㅠㅠ

당장 죽으면 무엇이 아쉬운지, 당장 죽어서는 안 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지금은 아이들이 가장 눈에 어른거리네요. ^^

 

 

에픽테토스는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했어요.

자신의 뜻대로 할 수 없는 일은 관심도 같지 말고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 세상에 대가 없이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삶에서 양쪽 다 가질 수 없는 경우가 허다하죠.

에픽테토스는 '자유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남에게 의존하지도 말라'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죽음에 관해서도

'죽음 자체는 우리의 뜻대로 할 수 없으나, 죽음에 대한 생각은 우리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라며 죽음 자체는 피할 수 없지만 죽음에 대한 태도는 본인에게 달려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중학생 아이는 내가 죽는 것보단

소중한 사람이 죽는 건 너무나 충격으로 다가올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죽음은 너무 어렵고 나에게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으면서, 아이들은 생물학적 죽음에서 나아가 죽음으로 인해 삶을 되돌아보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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