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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돌리는 물레 ㅣ 키큰하늘 3
탁정은 지음, 김완진 그림 / 잇츠북 / 2020년 3월
평점 :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언제로 되돌아가고 싶을까?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 있다면, 외출이 쉽지 않아 답답해하는 아이들을 보니 나쁜 바이러스 생기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시간을 돌리는 물레라니 신기하기만 하다.
글 탁정은/ 그림 김완진
'시간을 돌리는 물레'는 천 년 전, 우주 먼 것에 있는 '루매내'라는 별에서 벌어진 일과 현재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한새와 영우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구성되어 있다.
동떨어진 것 같은 두 이야기는 사건이 거듭될수록 서로의 상관관계가 서서히 드러난다.
중학생인 한새는 전국대회 준결승전 경기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경기가 끝나기 45초 전 한새는 상대팀 에이스 영우의 덩크슛을 막기 위해 거친 파울을 했고 영우는 코 뼈가 깨지고 발목을 다치게 된다.
화가 난 영우네 아빠는 집에까지 찾아와 영우네 가족에게 심한 말을 하게 되고 한새는 징계위원회로부터 6개월 정지를 당하고 마음에 상처까지 받는다.
트럭 운전을 하는 한새의 아빠는 영우네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금을 주기 위해 택배 알바를 하게 됐다.
또 한새의 엄마는 징계위원회에 가는 도중 교통사고를 당해 한새의 마음이 아프다.

어느 날 택배 일을 하던 아빠가 푸른빛이 도는 청색의 주인 없는 물건을 가지고 오고 거기에는 125683780이란 숫자가 쓰여있다. 책을 만지다가 발견한 펜타곤 모양을 보곤 보물지도라고 생각한 한새는 심장이 두근거린다.
숫자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열안이 되지만.. 찾기 못하고 잊힐 때쯤 사회 수업 시간에 들어온 선생님의 한마디가 한새 귀에 꽂힌다.
'인천은 경도가 126.38도, 위도는 37.29도로 경도와 위도는.. '
순간 한새의 머릿속에 불꽃이 튀고
그곳이 덕적도 부근의 모래봉황섬이라는 것을 알아냈다.
한새에게 필요한 건 엄마의 치료비와 위로금
그곳에 가면 큰돈이 되는 보물이 있으리라 생각한 한새는 무작정 집을 나오고..
덕적도로 가는 배에서 마귀 같은 할머니와 세모꼴형을 만나는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한다.
"물레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니?"
"끼익끼익, 잊지마. 푸른 물레를 돌려야 해. 나도 어서 루매내로 돌아가고 싶어, 한새야."
"오늘 밤이야. 오늘 밤 들어가야 한다. 천 년 만에 문이 열리는 거야."
한새는 그곳에서 우연히 해병대 캠프를 온 영우를 만나게 되고 한새 혼자 섬에 와서 마지막 배를 타지 않고 숲속으로 가는 것을 본 영우는 불안한 마음에 동행하게 된다.
루매내 별에서는 왕과 왕비가 바라던 예쁜 공주가 태어나 성대한 잔치를 열었다. 루매내 별의 푸른 물레는 루매내 별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다.
옥명 별의 신녀인 카로는 신전을 무너뜨려서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고 저주를 퍼부었다.
"공주가 열다섯 살이 되는 날, 공주는 푸른 물레를 안고 태양을 향해 날아오를 것이며, 그것이 루매내의 마지막이 될 것이다."
카로를 막기 위해 루매내 별의 신녀 오도는
"열다섯 살이 되기 전에 공주는 푸른 물레를 안고 날아오를 것이며, 그 순간 공주는 깊은 잠에 빠지게 될 것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공주가 깨어나면 루매내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리라." 예언을 한다.
왕은 공주가 물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루매내 별의 백성들과 함께 잠들어버린다.
한새와 영우가 가시나무숲으로 가는 길에 세모꼴형(푸시오)를 만나 보물 지도책을 빼앗길뻔하면서, 그것이 푸른 물레의 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보물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한새가 고군분투하면서 영우가 한새를 돕는다.
한새가 가진 그 보물 지도책은 푸른 물레의 눈으로 루매내 별을 지킬 수 있다. 푸시오는 카로 신녀의 아들로 공주(지유)와 결혼해 왕이 되고자 하는데..
한새와 영우의 여정에서 한새가 그동안 경기 중에 반칙하는 장면, 심판한테 소리 지르며 항의하는 장면, 경기 마지막 45초 장면을 보여준다. 영우는 자신이 한 일들을 절대, 절대 고의가 아니라고 했던 일들이 자신의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후회하고.. 루매내 왕에게 보물 대신 그 경기 시간으로 되돌려 달라고 부탁을 한다.
"제가 원하는 시간 속으로 돌려보내 줄 수 있나요? 지금부터 6개월 전으로요."
"그날부터 모든 게 다 엉망이 되었으니까요. 하실 수 있다면 그날로 저를 돌아가게 해 주세요. 저는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하고 싶어요. 저는 제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이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어요. 어른들만 원망했어요. 이젠 알아요. 모든 잘못은 저한테서 시작됐다는걸요. 이게 제 소원이에요. 보물 같은 거 필요 없어요."
초등 5학년, 중1 아이들과 재밌게 읽었는데요.
초등 5학년 아이에게 한새처럼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면 언제로 가고 싶냐고 물었어요. 엄마에게 무한 사랑을 받던 아기 때로 돌아가고 싶다네요. 엄마의 잔소리가 듣기 싫었나 봐요. ㅋ 중1 아이는 문득 민망했던 상황이 생각날 때가 종종 있다고 하는데 그 사건들이 떠오르지 않게 그 사건들 전으로 되돌려주고 싶었어요. 행복한 기억만 가지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여러가지 경험들로 인해서 책임감도 생기고 그만큼 성장해가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