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설탕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키큰하늘 1
이은재 지음, 김주경 그림 / 잇츠북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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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설탕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

읽으면서 자꾸만 우리집은 어떠한가? 되돌아 보게 되더라고요.

책속의 인물들과 잠시 비교하면서 안도하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나는 어떠한가..

청소년 성장 동화면서

엄마의 동화이기도 하네요.

이 책의 주인공 '용기적'

기적이는 십년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맘고생을 하다 낳아 기적이 할머니가 기적이라고 해서 붙인 이름이죠.

집안에서는 너무나 수동적인 아빠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아이들을 최고로 키우고 싶어하는 엄마, 할맘족 족장님 옥분씨

그리고 뭐든 잘 하고 엄마와 찰떡 궁합인 여동생 용하지

기적이의 하나뿐인 든든한 응원군이지만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

기적이의 가족이랍니다.

 

기적이의 첫 등장은 저조차도 긴장하게 만들었어요.

엄마가 정한 공부시간이 십분이나 남았는데 혼날까바 바지에 실수를 하게 되는 장면으로 시작하거든요.

세상에 쓸 모 없는 사람이라고 자책 하는 기적이의 모습에 맘이 아프더라고요.

기적이 엄마는 기적이의 키가 컸으면 하는 맘에 정체도 모를 정체불명의 탕(국)을 먹으라고 해요.

기적이는 고개를 푹 떨군채, 풍덩 뛰어들어서 수영을 해도 될 만한 국그릇을 휘휘 젓는데요.

저도 아이들 키에 민감해서 늘 키를 강조하며 더 먹으라고 하고 있는데 우리 아이 마음도 저랬을까 싶어요.

기적이 엄마의 입장도 이해가 됐어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사는게 힘들다고 자식들을 나몰라라해서

본인이 별볼일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보란듯이 자식들을 잘 키워보이고

치매 할머니까지 돌보아야 하는 상황

기적이 할머니는 기적이에게 마음의 안식처 같은 분이예요.

공부를 못해도, 반장선거에 떨어져도 늘 언제나 특A급 손주

집을 훈련소라고 생각하는 기적이는 학교를 더 편하게 생각하는데요.

새학년이 되고 오토바이 담임선생님을 만나면서 학교생활도 고단해지기 시작했어요.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없고 오직 오토바이를 애지중지하며 정년이 3년 남아 그저 시간이 흐르기만을 바라는 선생님

기적이는 친구와 선생님 험담을 하다 걸리면서

학교에도 가기 싫어지고

'이제부터 맘대로 하는 나쁜 아이가 돼 볼까?' 생각하게 되요.

어쩌면 그맘때쯤 한번씩 아이들이 하는 생각이란 생각이 들어요.

기적이를 통해서 나는 기적이 만할 때 어땠었나? 과거로 돌아가기도 하고 아이들의 엄마 위치에 서보기도 하고요.

기적이는 오토바이를 모독한 죄로 '봉사어린이' 벌을 받게 되었어요.

그 와중에 담임선생님과의 불화는 계속 되면서 절정으로 치닫게 되고

선생님에게 용기 내서 말해요.

- 본문 중에서 -

"나이는 선생님이 제일 많잖아요. 그럼 선생님이 제일 어른다워야 하는 거 아닌가요? 우리보다 바이크에 더 신경쓰고, 다른 사람 생각은 하지도 않고 아무 말이나 막 하는게 어른다운 거예요? 선생님도 나쁜 어른이면서 왜 저만 자꾸 나쁘다고... "

내게는 선생님도, 엄마도 다 나쁜 어른들이었다. 두 사람 다 어른다운 척, 언제나 옳은 척하지만 내 눈엔 어른답지도, 옳지도 않았다.

기적이의 나쁜 괴물 유전자가 꿈틀 거리면서 선생님의 오토바이에 페이트를 발라버리는데..

언제나 장한 딸, 특A급 여동생인 '용하지'는 학원 성적표를 조작한 것들을 걸렸어요. .

엄마의 홧김에 한 말로 기적이는 가출을 하기로 결심하고

기적이는 배고프다는 할머니를 그냥 혼자 두고 올 수가 없어서 모시고(?) 가출을 하게 되요. ^^

할머니를 모시고 가출한 기적이는 할머니를 잃어버리면서 끝이 나요.

기적이는 아빠의 제안으로 가족과 함께 속풀이 캠프를 가게 되는데요.

오고 가는 대화안에서 느끼는 바가 참 많았답니다.

가족이란 이름안에서 부모의 틀안에서 갇혀 지내게 한 건 아닐까..

읽고 나선 제목과 내용이 무슨 관계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어요. ^^

어느 나라 대통령이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이 있는 묘지를 참배하는데 마침 비가 내렸고 보좌관들이 우산을 씌워주자 단호히 거절했다고 해요.

" 나는 설탕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소."

빗줄기에 설탕처럼 놀아내릴 만큼 나약한 인간이 아니라는 뜻으로 나라를 이해 목숨가지 바친 분들 앞에서

겨우 비에 몸이 젖는 것을 겁내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거죠.

아이로만 바라보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는 기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해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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