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레미 말랭그레 그림, 드니 로베르 외 인터뷰 정리 / 시대의창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우선 엄청나다.

노암 촘스키, 지식인으로서 존경한다.

지금이라도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나는 당신이 쓴 글을 혐오한다. 그러나 당신의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당신에게 보장해 주기 위해 나는 기꺼이 죽을 준비가 되어 있다."-볼테르

촘스키를 보고서 볼테르님의 말을 떠올렸다는 저자.

 

그랬다. 그는, 포리송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대단한 사람이다.

그는 탄원서를 한번 썼을 뿐이다. 포리송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 아닌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작성된 탄원서.

그러나 그것으로 인해 프랑스 언론은 촘스키를

포리송이 2차 대전 동안 나치가 가스실을 사용해서 유태인을 학살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는 것에 동조했다고 판단하고

비판, 비난하는 글을 썼다.

 

이런면에 있어서 대단하다.

지금 세상을 보면 내편 니편 가르기가 너무 심하다고 느껴진다.

이를테면 흑백논리..

물론 자신이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하지 못하고, 무언가 헐뜯고 싶고 그렇기에 그렇게 판단하게끔 된다는 것에는 이해를 하겠으나,

사실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니지 않은가..

 

이런 면에 있어서 노암 촘스키는 대단하다.

 

그는 말한다.

"지식인의 역할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이 말에 무척이나 공감한다. 지식인이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엇을 믿어야 할까. 그리고 판단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개인적으로, 정규 교육을 전혀 받지 않았지만 적어도 내 눈에는 훌륭한 지식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알고 있습니다. 거꾸로 이런 이상에 전혀 부응하지 못하지만 세상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대학 교수들과 저술가들도 많이 알고 있습니다."

어쩜 이렇게 멋진 말이 어디 있는가. 그 동시에 엄청난 신랄한 비판이기도 한 것 같다.

또 여기서 느낀 것은, 요즘 이런 책들이 많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얼마전 읽었던 '헌법의 풍경'에서도 이러한 언급이 있다. 지식인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 무늬만 '지식인'이 많다는 것을. 이 책과는 조금 다르지만 결국 독자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게 비슷하달까...

 

이 책을 읽으면서 정말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 들었던 문장이 있다. 또한 계속해서 끊임없이 되뇌어야 할 문장이기도 하다.

"우리가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어야 합니다. 우리 마음을 흡족하게 해 주는 생각만을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중략) 우리 마음에 드는 표현만을 인정한다면 우리가 그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아차! 나도 다른 사람의 말을 존중해주려 했고, 어느 말을 하던지 그것은 그의 자유라고 했다.

하지만 나는 내 마음을 흡족하게 해 주는 생각만을 인정하고 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까? 솔직히 나에게 듣기 싫은 말은 완전히 차단하고 싶을 뿐더러 들어도 한귀로 다시 흘려버리고 싶다. 그리고 그러했고... 그러나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생각은 인정해주어야 한다고. 그 후에 그것에 동의를 하든지 그렇지 않든지 그 것은 그 후의 일이라는 것이다. 스스로를 많이 돌아보고, 반성했다.

또 얼마나 우물안 개구리였는지.. 그리고 그속에서 '나는 모든 자유를 인정한다.'라고 외치고 있었던 것인지 알게 되었다.

 

"세계화는 결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닙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생각나게 하는 말이다. 내가 읽었던 세계화에 관련된 책들은 아무래도 저자가 다들 지식인이었나보다. 사실 고등학교때까지 배운 것만을 생각해보면 세계화라는 것을 '경계' 하자는 것보다는, 그것을 통한 '혜택'을 많이 배웠었다. 물론 지금은 좀 다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음으로 인해서 세계화가 정말 무서운 것이고, 우리들이 경계해야할 것임을 많이 느꼈다.

특히 이 책을 읽기전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란 책을 읽어서 좀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내 생각에는 비슷한 책인 것 같다.

물론 아까 말한 '헌법의 풍경'의 경우에는 법률계 , '나쁜 사마리아인들' 의 경우에는 세계화, 이 책의 경우에는 언론 을 경계하라는,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내 생각에, 현재의 인식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속도가 아닙니다. 깊이의 상실입니다. 피상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자유를 소중히 생각하는 나라라면 언론의 자유를 절대적으로 보장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이 자유를 얼마나 열망하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비밀로 감추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문서가 공개되어야 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읽고나서 노암 촘스키에 대해서 한번 검색을 해보았다. 어떤 이들은 그를 무조건적인 비판론자. 라고 판단을 하는데 내 생각은 좀 다르다.

그는 조국을 사랑하기에 이렇게 비판을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봐도 그가 하는 것은 비난이 아니지 않은가.

비난이라면 모를까. 비판은 좀 더 좋게 나아지기 위한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싫지 않다.

 

이 책은 사실 미국을 중심으로 쓰여진 글이다. 이 모든 말은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경계하고자 쓰여진 것이고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아무래도 모든 나라들이 다 같이 한방향으로 가고 있나보다. 그것도 좋지 않은, 위험한 길로...

가장 좋은 방법은 누구든지 인정하는 강대국인 미국이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지 않고 겉치레로만 남을 도우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그것은 불가능 할테고,

노암 촘스키의 말처럼 그 나라들을 경계할 지식인들이 많아져야 한다. 인정할 건 인정하고, 아닌건 아니라고 비난이 아닌 확실한 비판을 할 수 있는 세계를 보는 눈을 길러서 조금씩 움직인다면 더 좋은 세상을 향해 갈 수 있지 않을까.

 

언론의 말은 진실인것도 있고 진실이 아닌 것도 있다. 노암촘스키의 말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이 진실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것은 거꾸로 말하면 진실인 것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을 옳게 바라보는 눈을 기른다면 좀더 좋은 사회가 되지 않을까.

내 이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이야기도 인정 해 줄 수 있고, 단순히 편가르기를 하지 않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물론,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노암 촘스키는 에필로그에서 그가 어떻게 보여지기를 바라는지 이렇게 말한다.

"나를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염려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해 주면 고맙겠습니다."

그의 말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의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그처럼 나 또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에 염려하는 사람인지 돌아보고, 좀 더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 있도록 그처럼 지식을 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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