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윤선영 편역 / 홍익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천자문(千字文).

너무나도 친숙한 이름의 한자.

지금은 초등학교이지만 내가 다니던 시절에는 국민학교라 불렸고,

한 반에 적어도 60명은 되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이 시절에는 한자를 배우는 것이 당연한 듯 여겨졌는지,

3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하루 4시간 이상을 한자 가르침에 할애하셨다.

그 당시 정년 퇴임을 1~2년 정도 앞 둔 할아버지 선생님이 나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상용한자 1,800자가 들어 있는 책 받침을 사용했고,

등교하면 한자로 시작해서, 하교 할 때까지 한자만 배웠던 날도 있었다.

그렇게 한자 수업을 받으면서 천자문을 처음 접했고,

뭔 뜻인지도 모른 채, 다 외웠었다.

놀이로

천지현황,

중간생략,

언제호야

이렇게 애들하고 놀았던 기억도 있고.

그리고 나서 다시 천자문을 접했던 것은

아들 녀석이 어렸을 때 마법 천자문 책을 들고 왔을 때다.

그리고 다시 10여년이 흐른 지금

다시 시작하는 인문학 공부,

인문학의 첫걸음 천자문을 읽는다


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나름 한자에 자신이 있었지만,

지금은 천자문의 절반 정도만 읽고 쓸 줄 알았지,

나머지 절반은 쓰기는 커녕 음도 틀리게 읽는 한자들이었다.

천자문은 읽고 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니 못 쓴다 해서 주눅 들기 보다는,

여러 번 읽어서 의미를 잘 알고만 있다면,

그래서 그 의미를 생활에 잘 사용하고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그걸로 아주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시 읽었다. 천자문.

중국 양나라의 무제가 명하여

주흥사가 하루만에 만들어 내느라 머리가 하얗게 됐다는

전설도 갖고 있는 책, 천자문

4자성어 댓구로 구성되어 총 1,000가 된다는 천자문

누군가 한글자라도 같은게 있은지 없는지 찾아 봤다는데,

중복되는 글자는 없었다고 밝혀진 천자문.

이 천자문을 인문학 공부의 시작으로 보고,

저자 윤선영씨는 이번 책을 출간하였다.

세상을 보는 지혜와

초심으로 돌아가는 길...이


천자문에 있다고 저자는 밝힌다.

우연의 일치인지 4자로 구성된 250개의 어구를

4장으로 나누어 설명하였다.

1장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

2장 수신과 도덕, 그리고 실행

3장 임금과 신하, 그리고 백성

4장 인간의 도리, 그리고 행복


모두 다 인간사에 해당하는 내용들이지만,

4개로 분류하여 거기에 맞는 해석을 해 놓아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삶이 이런거였구나...라는 생각을 하게했다.

익히 안다고 생각했던 천자문에서

인생을 다시 돌아 보는 기회를 갖게 될 줄이야..

5세기말 ~6세기 초의 양나라 시대라

이미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초한, 삼국시대 등의

널리 알려진 고사들도 배경 설명 지식으로 적절히 등장한다.

천자문 하나를 해석하기 위해,

중국 고전 역사가 통채로 들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해석이다.

그만큼 천자문은 단순히 천자의 한자를 외우는 것이 아니라,

천자문을 만들어 낸 주흥사, 조선의 한석봉, 그리고 그런 고문들을 역사적 사실을 잘 살펴 고증하고, 쉽게 풀어낸 저자 윤선영은 천자문이 갖고 있는 인문학적 지식을 읽는 이에게 전달해 준다.

온고지신이라 했던가?

저자도 언급했듯이 어렸을 때 천자문을 배웠을 지라도,

나이들어 다시 한 번 읽어 봐야 하는 책이 천자문이라는 사실엔

나도 동의한다.

사실 한번이 아니라 시간 날 때 마다 보고 또 봐도 무리가 없는 책이다.

천자문.

이제 그 뜻을 제대로 알았으니,

때때로 한자를 쓸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10점 만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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