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ㅣ 텍스트T 2
정연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어쩌다 시에 꽂혀서는 

시는 삶에 지쳐 있을 때 비좁은 가슴의 틈을 파고들어

고즈넉한 파문을 일으킨다.

마음에 일던 바람은 부드러워지고 고독의 소용돌이는

잔잔해지면서 평온의 마음을 얻게 하는 힘이 있다.

아버지와 떨어져 엄마와 함께 청소년시절을 보낸 주인공은

엄마와 단둘이 지내오면서 엄마의 아픔을

왜 그때 그냥 그렇게 쉽게 넘겨보냈을까 하는 후회와 함께

엄마를 떠나보내고 아버지를 따라 시골로 내려와서

생활하게 됩니다.

반항의 대상으로 여겼던 아버지,

그도 그 자신 때문에

할아버지,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여겼고

자신과 같은 아픔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아버지가 느꼈을 고통과 아픔을,

자신과 동일하다는 것을 배우게 되지만

그러한 고통과 아픔 속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를 통해 아픔을 끌어내고

시가 주는 함축적인 힘을 빌어

그 속에서 치유하려고 하는 어엿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답니다.

과연 우리는 주인공처럼 17살에

이러한 엄마를 잃은 슬픔의  무게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힘들지만

주인공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엿보면서 

자신의 마음이 담긴 시를 통해

세삼 시가 주는 힘을 느껴봅니다.

엄마의 진정한 해피엔딩은 아들이 행복햊는 것을...  

저마다 아픔을 극복하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아름답고 슬픈 젊은 청춘이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응원해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이기에

무뎌져서 세월에 함께 보내고 그렇게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얼마나 그 고통을 잊을 수 있을까요? 

짧지만 시가 주는 깊은 울림과 마음을 담는

위대한 힘을 새롭게 느껴보면서

오늘 책장 속에 묻혀있던 시집을 꺼내 읽어보면서

마음을 정화시키고 삶의 여유와 희망을 담아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