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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전혜린 에세이 1
전혜린 지음 / 민서출판사 / 2004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처음 이책을 읽었던 것은 중학교 때였고,2번 충격을 받았다. 첫번째는 여학생의 감수성으로 와 닿는 글의 아름다움이었고, 뒤 이은 것은 이육사와 윤동주가 고문과 생체실험으로 죽어가던 그 시절에 '일제의 훌륭한 관사'에 핀 '아름다운 코스모스'속에서 살아갔던 한 여자가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어린 시절의 추억은 '나의 role model 아버지', '아름다운 그 시절'이었던 것이 두번째 충격이다..
아우슈비츠에서 소장의 딸로 자란 머리 좋은 독일 소녀가 성인이 되어서, 아우슈비츠의 추억을 '코스모스 한들 한들', '저녁이면 공부를 가르쳐 주던 멋지고 훌륭한 나의 아버지'라고 공개적인 글을 남겼다면 사람들이 뭐라고 했을까?
조금은 보통사람들이 가지는 '부끄러움'이라는 감정을 가지고 최소한 조용히 살거나, 맹목적인 아버지에 대한 흠모를 공개적으로 표시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나의 아이들에게는 소개하고 싶지 않은 책이다.
1940년 이후 일제의 수탈이 강화되었고, 1950년에는 625가 있었다. 불행히도 그녀의 책 어디에도 그 어둡고 힘든 이야기는 없었다. 그 시절 그녀는 어디에서 살았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