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회의 629호 : 2025.04.05 - #12.3 이후 정치와 출판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지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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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 대한민국 국민은 나름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필자는 대학로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는 중이었다. 갑작스레 전화가 울리고, 카톡이 쏟아진 연유를 궁금해하던 때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계엄’. 교과서에서 봤던, 무섭고 무거운 두 글자에 그날 술자리는 흐지부지 끝났다. 국회의원들의 빠른 조치로 계엄이 해제된 뒤에야 뒤늦게 잠에 들었다.

 

출판인들은 계엄에 특히 예민할 수밖에 없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이 내려지면, 모든 언론과 출판은 계엄사의 통제를 받는다. 언론과 출판이 감시당하고 통제당하던 적을 그들은 기억한다. 그렇기에 출판사와 출판인들은 거리에 쏟아져 깃발을 흔들었다. 화염병이 촛불로, 촛불이 응원봉으로, 시가행진 현수막이 개성 있는 구호가 적힌 깃발로 바뀌었을 뿐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마음은 그 시절과 같았다.

 

이번 기획회의 629에서는 12·3내란 사태와 관련해 정치와 출판을 이야기한다.

데일리굿뉴스 송두영 대기자는 정치인과 책에서 출판기념회를 중심으로 정치인의 출판이 어떻게 정치적인지, 그 온상을 말한다.

창비 김영선 계간지출판부장은 오늘의 출판이 미래의 우리를 구하기를에서 창비 계간지의 역사와 정부의 횡포, 앞으로의 희망을 톺아본다.

후마니타스 안중철 공동 대표는 책으로 민주주의를 말한다에서 인문교양으로서 책이 어떻게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미래를 내다보는지 조망한다.

강양구 지식큐레이터는 정치의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기 위하여에서 책을 통해 정치와 출판, 그 관계를 담론화하는 책들을 소개하며 지적 호기심을 고양한다.

 

기획자 노트 릴레이에서는 안온북스 서효인 대표가 출판한 다시 만날 세계에서: 내란 사태에 맞서고 사유하는 여성들비하인드가 실렸다. 내란 사태 이후 거리를 채운 2030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시 만날 세계에서는 여성들이 어떻게 연대하며 목소리 높이고, 거리에 나오게 됐는지, 저자 섭외와 출판의 과정을 전한다.

 

더불어 김병수 다큐멘터리 PD와의 인터뷰, 여성향 무협, SF 입문, 과학도서, 웹툰 등 다채로운 콘텐츠 큐레이션이 629호를 채웠다. 극우 세력과 함께 권력을 쟁취하려는 일부 개신교의 행태를 기록한 기독연구원 배덕만 느헤미야 원장의 논고는 정치와 종교를 중심으로 세밀하지만, 조심스럽게 이번 사태를 파헤친다.

 

출판은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예감한다. 대한민국의 내일을 감히 예측하기 힘들더라도 출판계는 지금을 기억할 것이다. 출판이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지는 못하더라도 차악으로 가는 미래는 막아서리라 믿는다. 광장은 장소가 아니다. 자유를 향한 의지가 모이면 그곳이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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