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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돌프의 사랑 문지 스펙트럼
뱅자맹 콩스탕 지음, 김석희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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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문지 스펙트럼 + 처음 접하는 프랑스 작가의 조합은 절대 그냥 지나칠 수가 없는데, 운 좋게도 <문지 스펙트럼> 서포터즈에 선정되어 기분 좋게 완독했다. 일단 책을 펼친 순간 속지 컬러가 너무 예쁜 빨강이라 잔뜩 설레버렸는데, ‘연애소설이라는 외피를 걸치고 있는’ 심리소설답게 조금 더 어두운 빨강이 어울리는 이야기였다. 프랑스 문학 특유의 복잡미묘한 연애 심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이 책 역시 추천하고 싶다. 특히 자기파멸에 치닫는 비극적 이야기를 좋아한다면 더더욱!

📖사랑하면서도 사랑받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한 노릇인가. 하지만 이미 사랑하지도 않는 상대로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은 더욱 뼈아픈 불행이다.

📖”아돌프! 당신은 나에게 준 고통을 모르세요. 하지만 언젠가는 알겠죠. 나를 무덤 속에 떨어뜨려버린 그때, 스스로 그걸 알게 될 거예요.”
불행한 자여, 그녀가 이렇게 말했을 때, 왜 그녀보다 먼저 무덤에 뛰어들지 못했던가!

처음부터 끝까지 이런 문장들의 향연이라 이런 거 취향인 사람은 밑줄 잔뜩 그어가며 읽었는데, 사실 감정적으로 상당히 기빨리는 소설이긴 하다. 어쨌든 <문지 스펙트럼> 시리즈의 책들은 결코 가볍거나 쉬운 글들은 아니지만, 책의 심플하면서 가독성 좋은 디자인이 완독을 쉽게 하는데 한 몫 하는 것 같아서 계속해서 모으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프랑스 작가들의 중편 길이의 글들을 계속해서 이 시리즈를 통해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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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에 대하여
김화진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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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는 흉터가 아니라 근육이야. 누가 날 해쳐서 남은 흔적이 아니라 내가 사용해서 남은 흔적이야. 어딘가에 아직 찾지 못한 근육이 있을 것이다.” 문예지에서 <근육의 모양> 읽고 정말 좋은 위로를 받아서 그동안 소설가님 단편 찾아서 읽으며 소설집 출간 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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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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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카슨의 <빨강의 자서전>처럼 시로 쓴 소설 같았다. 소설 전체가 쉬이 지나칠 수 없는 문장들로 이루어져 있어 한 문장에 오래 머물러 있다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여름의 열기가 유독 힘겨운 날엔 언덕 위의 여름과 루비를 종종 떠올릴 것 같다. 그땐 주저없이 이 책을 다시 펼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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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시간의 표면에 한 코 한 코씩 수를 놓는 중이라면 어떤 시간은 텅 비어 있고 아무 색깔도 띠지 않지만, 커다란 문양을 완성하기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시간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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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당할 수 없을 만큼 넉넉하게 남아 있는 시간의 표면 위를 둥둥 떠가는 거야. 해초처럼 부드럽게. 내가 너의 죽음을 지켜볼 수 있고 네가 나의 죽음을 지켜볼 수 있는 자리에서. 일하지 않고 일하며, 사랑하지 않고 사랑하며, 그럴 수 있을까? 그런 삶의 형식을 우리가 발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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